마커스 블레이클리(28, 무적)는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향후 KBL에 돌아올 수는 있을까.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11일 외국인 선수 마커스 블레이클리에 대한 가승인 신청을 했다. 하지만 블레이클리 측은 일주일의 시간 동안 KGC와 계약하지 않았다. KGC는 블레이클리와 우선협상권을 상실했고, 다시 그에게 가승인 신청을 할 수 없다. 이 때 나머지 9개 구단이 블레이클리에 대한 영입의향서를 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그를 원한 구단은 아무도 없었다. 당초 모비스 잔류를 희망했던 블레이클리는 해외리그 진출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KBL에 외국선수가 재계약을 거부할 경우 향후 5년 간 KBL에 올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 지난 시즌 우승주역 조 잭슨 역시 여기에 해당된다. 잭슨은 오리온의 재계약 제의를 거절하고 중국 NBL에 진출했다. 이후 잭슨은 이스라엘을 거쳐 방출됐다. 하지만 그는 당장 KBL에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다.
KGC와 계약을 거부한 블레이클리는 어떨까. KBL 관계자는 “블레이클리는 모비스와 계약이 끝난 시점에서 자유계약신분이다. 블레이클리가 해외리그에 갈 목적으로 KGC와 계약하지 않았다면 큰 문제가 없다. 현행 제도에서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레이클리가 타 KBL 구단 입단을 위해 일부러 잠적하는 방법으로 제도를 악용했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었다. KGC 구단은 만약 블레이클리 영입을 희망하는 다른 팀이 나타날 경우, 이런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닌지 KBL에 조사를 의뢰했었다. 블레이클리 영입 희망 팀이 나타나지 않으며 일단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블레이클리가 다음 시즌 KBL로 돌아오는데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올 시즌 다시 한 번 블레이클리가 대체선수로 거론된다면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그럴 경우 KGC는 협상권을 소진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블레이클리도 이적을 위해 제도를 악용한 사례로 징계를 받을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블레이클리는 다른 리그 팀과 계약해 그곳에서 시즌을 마쳐 오해를 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한 프로농구 국제업무 관계자는 “블레이클리와 마리오 사태로 좋지 않은 선례가 남겨졌다. 수준급 선수들의 경우 처음부터 구단과 계약하지 말고 교체로 들어오면 오히려 구단과의 관계에서 ‘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장신선수들까지 이것을 보고 악용할까봐 걱정이다. 결국 트라이아웃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적어져 뽑을만한 선수들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KBL 외국선수제도의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KBL 역시 이 점을 인정하고 제도를 보완하려고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