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요한이 밝힌 김윤석과 브로맨스 vs 채서진과 로맨스 [인터뷰①]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2.19 10: 35

 배우 변요한이 ‘브로맨스’(브라더+로맨스) 장인이라 불리는 김윤석과 호흡을 맞췄다. 김윤석은 ‘검은 사제들’ 강동원, ‘화이’ 여진구, ‘완득이’ 유아인, ‘추격자’ 하정우 등 만나기만 하면 스파크가 튀는 ‘브로맨스’를 선보여온 바. 스스로도 반드시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런 김윤석과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에서 호흡을 맞추는 건 변요한이다. 무려 같은 역할을 연기하는 2인 1역. 자세히 말하자면, 김윤석은 현재의 수현을 연기하고 변요한은 30년 전 수현을 연기한다. 두 사람은 닮아 보이기 위해 노력을 하면서도 너무 똑같아 보이진 않게 노력했다. 대놓고 따라하기보다는 곁에서 시간을 갖고 천천히 바라보며 물들어갔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싶다.
두 수현이 신비의 알약을 접하고 만나게 된 사연에는 30년 전 연아(채서진 분)가 있다. 수현은 연아를 보기 위해 과거여행을 떠나게 된 것. 과거의 수현을 연기한 변요한은 미래에 연아를 찾아오는 타당한 이유를 만들기 위해 더욱 달콤하고 애틋한 한 때를 연기했다. 브로맨스와 로맨스를 모두 선보인 변요한의 케미스트리에 시선이 쏠린다.

다음은 변요한과 나눈 일문일답.
-김윤석과 닮아 보이려고 노력한 부분이 있나.
▲영화에서 흡연은 중요한 키 포인트다. 선배님의 손짓이나 연기를 뿜을 때 입모양을 닮으려고 조금씩 관찰했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게 마음이더라. 결국 연아를 30년 후에 찾아올 만큼 젊은 나이에 얼마나 사랑했는지 표현해야 했던 것이다. 윤석 선배님이 앉아계실 때 살짝 몸을 앞으로 기울이시는데 저도 연기하면서 앞으로 빼면서 자세를 잡고 들어갔다. 그런 작은 부분을 티끌모아 태산처럼 표현하고 싶었다.
-같은 모습을 보여주자고 함께 논의한 부분은 없나.
▲선배님이 그렇게 많이 숙제를 내주시거나 그러진 않았다. 제가 후배로서 긴장될 수 있는 분위기인데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해주셨다. 놀이터라고 해야 하나. 마음을 확 열어주셔서 마음껏 뛰놀 수 있었다. 서로를 바라볼 때 눈빛을 중요시 여겼던 것 같다. 영화 속 내가 나를 서로 바라보는 데, 충돌지점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액션도 정성스럽게 해주시려고 배려해주시는 걸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관찰할게’하고 관찰하면 서로 불편할 것 같아서 은연중에 저를 이렇게 보시고 저도 스치면서 보고 했다. 그런 것도 되게 쑥스러운 기억이다.(웃음) 2인 1역을 처음 하는 거라 하나하나 표현하기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행동을 이렇게 하고 싶어도 상대는 또 다른 나이기 때문이다. 너무 닮으면 또 촌스러울 수 있으니까 작은 것 하나하나 쌓고 싶었다.
-김윤석이 먼저 캐스팅 됐는데, 닮을 수 있을까 걱정되진 않았나.
▲책이 운명처럼 온 건 기분 좋은데 부담감이 너무 컸다. 원래 책을 먼저 보면 아무리 창의성이 좋다고 해도 상상력을 이기지 못하지 않나. 기욤 뮈소 작가님이 허락해주실 만큼 대본에 사랑과 우정, 한국 정서가 다 녹여져 있어서 울컥했다. 또 배우에게는 제일 의지할 수 있는 상대가 배우 아닌가. 고민을 하고 같이 나눌 수 있는 윤석 선배님과 캐스팅 됐을 땐 기분 좋으면서도 부담스러웠고 다시 기분이 좋았다. 어렸을 때부터 선배님 작품을 많이 보고 컸으니까 영광스러웠다.
-긴장과 설렘을 품은 김윤석과의 브로맨스였다면, 채서진과 함께 할 땐 보다 부드럽고 편한 모습이었다.
▲사실 고민이 안 된 건 아니다. 남자배우들이 많아서 로맨스 분위기를 이끌지 못하면 어떡하지, 어떤게 기욤 뮈소의 로맨스 판타지 느낌을 살릴 수 있을지 고민을 계속 했다. 제가 이야기하면 촌스러울 수 있겠는데, 분장실에 음악을 틀어놨다. 원래 아침에 일어나서 음악 들으면 그 분위기가 하루 종일 계속 가지 않나. 서진이랑 아무 말 안해도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편하게 했다.
-채서진과는 학교 동문이라 더 편하지 않았는지.
▲학교 동문인데 한 번도 본 적 없었다. 그런데 함께 출연한다고 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캐스팅 소식이 들렸을 때 다른 학교에 비해 저희 동문이 별로 많은 편이 아니어서 응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배우다. 정말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극중 용기 내고 한 프러포즈가 기억에 많이 남는데, 그런 연애의 감정을 얘기하는 게 어려운가.
▲사람에 따라 상대성이 있지 않을까. 이 사람이 만나면 이렇게 변하고, 이사람 만나면 저렇게 변하고. 서로에 맞추기 위해 배려하니까. 수현이 과거 트라우마가 있음에도 어떻게 연아와 7년 동안 연애할 수 있었을까, 그런 부분을 고민했다. 프러포즈 내용은 저로선 굉장히 간지럽다고 생각하지만 역할로 생각하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연아의 직업을 리스펙트하는 말들이라고 생각한다. 로맨틱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아직 자라지 못한 남자를 표현하고 싶었다.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여전히 남아있는가. 이번 수현을 연기하면서 실제 감정을 녹여 연기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
▲첫사랑은 이뤄질 수 없다는 말이 있지 않나. 수현이에게는 연아가 첫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제 경험에서 기억이 남는 게 딱 하나다. 제 학원이 끝나고 그 친구 학원 앞에 가서 기다렸다가 집에 데려다주고 아무 말 없이 집에 왔던 거다.이걸 되게 반복 많이 했던 것 같다. 중학교 때였다. 제일 뚜렷하게 기억나는 건 비오는 날 우산을 같이 쓰고 갔는데 우산이 어떻게 돼서 부끄러웠다. 딱 그 기억만 갖고 있다. 다시 찾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제가 만약 20대 초반이면 찾아볼 순 있어도 지금은 결혼했을지도 모르지 않나.
-사람마다 첫사랑에 대한 기준이 다르지 않나.
▲제일 처음 연애했던 시기를 떠올렸다. 좋아한 건지 사랑한 건지 모르는 풋사랑이자 둘 다 정체성을 찾아갔던 시기, 감정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던 시기에 대해 말씀 드린 것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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