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나쁜남자→국민영웅…'판도라' 김남길 변신 통했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12.19 08: 42

 원전 사고를 소재로 한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가 흥행에 성공한 듯 보인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박스오피스 순위에 따르면 지난 7일 개봉한 ‘판도라’는 누적 관객수 311만3998명을 동원했다. 개봉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300만을 돌파한 것이다. 민간인 국정 농단이라는 처참한 현 시국과 맞물려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이번 영화에서 많은 관객들이 감동을 받은 부분은 김남길의 캐릭터 변신이다. 그동안 그의 이미지는 소위 ‘나쁜 남자’였다. 영화 ‘무뢰한’ ‘미인도’, 드라마 ‘상어’ ‘나쁜 남자’ 등에서 비운의 상처를 숨기고 계획적으로 복수의 상대에게 접근해 안타까운 사랑에 빠지는 인물을 주로 맡아 사랑의 날 것을 맨 얼굴의 생생함으로 그려냈다.
거친 남자의 외양 속에 자리한 쓸쓸한 내면까지 심도 깊은 감정 연기로 소화해, 수컷 향기 가득한 비정한 남자이자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왔다. 반면 ‘판도라’에선 멀건 얼굴을 하고선 잔잔하지만 가슴을 파고드는 연기를 펼쳤다.

초반에는 대낮까지 잠만 자고 일터에 나가기 싫어하는 한량으로 그려졌는데 그의 내면에는 가족과 동네 주민, 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전까지 지키고자하는 ‘국민 영웅’의 모습이 잠재돼 있었다. 무능하고 이기심 많은 대통령과 정부 관료와 상반돼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강재혁(김남길 분)의 희생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판도라’는 김남길의 캐릭터 변신과 더불어 원전의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해줬다. 이번 영화를 계기로 높아진 원전 사고에 대한 관심이 문제 해결을 위한 토양이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연기력을 인정 받은 김남길이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 새로운 시도를 해보길 기대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및 드라마 스틸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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