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프로농구에는 마리오란 선수가 왜 이렇게 많아?”
모처럼 농구장에 데이트를 하러 갔는데 여자친구가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지난 번 LG에서 뛰던 마리오 리틀이 이번에는 SK에서 뛰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복잡하고도 머리 아픈 KBL 외국선수 제도를 간단하게 정리해드린다.
▲ 리틀은 어떻게 되는 거야?
리틀은 지난 18일 동부를 상대로 SK소속으로 마지막 경기를 뛰었다. 이제 리틀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구단이나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리틀 영입을 위해 영입의향서를 제출한 팀 중 지난 시즌 성적 역순에 따라 우선권을 가진다. LG와 KT가 경합을 벌이다 막판에 SK가 일시교체로 리틀을 데려간 것도 지난 시즌 성적이 가장 낮았기 때문이다. 리틀의 성적이 뛰어난 만큼 ‘제2의 영입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 블레이클리는 KGC에서 뛸 수 없어?
그렇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11일 외국인 선수 마커스 블레이클리(28, 192.5㎝)에 대한 가승인 신청을 했다. 오리온, 모비스, KGC까지 3개 구단이 블레이클리를 잡기 위해 가승인 신청을 했다. 지난 시즌 성적 역순에 따라 4위였던 KGC가 우선권이 있었다.
그런데 블레이클리는 KGC와 7일 안에 계약을 하지 않았다. KGC의 우선 협상기간이 종료됐다. 이럴 경우 블레이클리는 다시 타 구단의 영입의향서를 받아 재협상을 할 수 있다. KGC는 2회 연속 영입의향서를 제출하지 못한다.
블레이클리는 KGC와 협상이 틀어진 것이 아니라 협상자체에 응하지 않았다. 해외리그 팀으로부터 입단제의를 받았기 때문. 블레이클리가 KBL이 아닌 다른 리그로 간다면 문제가 없다. 다만 그가 KGC가 아닌 다른 KBL팀에서 뛰고자 한다면, KBL로부터 징계를 피하기 어렵다. 다른 팀과 담합하고 고의로 KGC와 계약을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블레이클리가 그럴 의도가 없었더라도 나중에 다른 선수가 그렇게 제도를 악용할 소지가 있다. 블레이클리는 KGC와 협상에 응하지 않았기에 국내무대 복귀 시 처벌은 불가피하다. 선수가 KBL팀과의 재계약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경우 향후 5년간 KBL에서 뛸 수 없다.
▲ 왜 선수가 없어? 아무나 데려오면 안 돼?
안 된다. KBL에서 교체가능한 외국선수 자격을 지난 시즌 또는 올 시즌 트라이아웃 참가선수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나 데려오려면 자유계약제도를 도입해야 가능하다. KBL은 다음 시즌까지는 종전의 트라이아웃제도를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