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 최고참 박상오가 밝힌 11연패 탈출의 비결은 '심리 치료'였다.
박상오는 18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 32분 6초를 뛰면서 17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활약, 팀의 78-74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17일)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2분 여밖에 소화하지 않은 박상오는 체력을 비축하면서 영리한 플레이로 팀을 이끌었다. 후반에만 10점을 몰아넣으며 베테랑의 역할을 다했다. 박상오는 작은 아버지의 상을 치르느라 컨디션 관리가 힘든 부분이 있어서 전날 경기에서 뛰지 않았다.
경기 후 박상오는 "1승 하기가 이렇게 힘들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서 "오늘은 윌리엄스가 인사이드에서 안밀리지 않아서 압도했고 그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박상오는 "젊은 선수들은 체력이 좋고 활동량이 왕성한데 나는 노련하게 해야했다. 그런데 그동안 못했다. 오늘은 노련하게 풀어가려고 생각하고 들어갔다. 또 윌리엄스에 들어가는 패스나 움직임이 좋았다"고 밝혔다.
박상오는 주장 조성민이 부재 중인 가운데 최고참으로 선수들을 추스릴 필요가 있었다. 그는 "연패 동안 계속 분위기는 엄하게 하지 않고 좋게 좋게 다독이면서 갔다. 그런데 계속 패하다 보니 어린 선수들이나 저도 소심해졌다. 심리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구단은 지난 15일 유머경영연구소 양내윤 원장을 부산으로 초청, 선수단 대상으로 웃음 강의로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지난 2015-2016시즌에도 연패로 침체됐을 당시 선수들에 좋은 피드백을 줬는데, 이번에 다시 일종의 심리 치료를 받은 것. 박상오는 "15일에 심리치료를 다 같이 받았는데, 그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의 위기는 2쿼터였다. 상대의 지역방어를 뚫지 못했고 수비에서는 상대에 3점포를 연신 얻어맞았다. 그동안 초반 경기를 잘 풀어가다 2쿼터부터 경기 후반을 그르치는 경기가 많았던 kt 입장에서는 동요를 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박상오는 "동요를 했다. 동요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동요하는 선수들을 붙잡은 것은 윌리엄스의 활약이었다. 박상오는 "윌리엄스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주고 하나하나 잘 해줬다. 인사이드의 중요함을 오늘 다시 느꼈던 것 같다. 리바운드 하나가 승리를 좌우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김)현민이와 윌리엄스가 리바운드 잘 잡아줬다"며 골밑 선수들에 공을 넘겼다.
이제 박상오를 비롯한 kt는 연패를 탈출한 분위기를 이어 다시 도약해야 한다. 그는 "구단 사람들과 선수들 모두 일단 지금의 고비를 넘기자고 했다"면수 "아직까지 완벽한 라인업을 갖춰지는 것이 힘들다. 부상 선수들도 일찍 복귀하면서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컨디션을 찾으면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갈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래리 고든의 교체 선수로 들어왔지만 아직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볼딘에 대해서도 박상오는 "볼딘도 공에 대한 적응을 하는 시기다. 공도 시원하게 뿌려준다. 패스가 이제 잘 넘어 올 것이다. 내가 봤을 때 볼딘은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볼딘의 컨디션 회복도 의심치 않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