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화 못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올 시즌 SK 김선형은 홈 경기서 승리를 거두면 팬들에게 자신이 신었던 농구화를 선물로 건넸다. 팀 후원사인 나이키의 도움으로 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것. 김선형의 농구화는 나이키 코비로 엘리트 버전이다. 20만 원이 넘는 가격일 뿐만 아니라 직접 신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그런데 최근 김선형은 팬들에게 선물을 선사하지 못했다. 가장 큰 선물은 승리도 못 챙겼고 2번째 선물인 농구화도 건넬 수 없었다.
SK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김선형은 최근 부진하다.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그의 가장 큰 무기인 돌파가 이뤄지지 않는 것.
동부와 경기 전 만난 김선형은 "팬들한테 농구화를 드리지 못해 아쉽네요"라면서 "정말 힘듭니다. 6라운드를 마친 것 같은 상태에요"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표팀 차출로 인해 제대로 쉴 기회를 잡지 못한 김선형은 전지훈련지인 미국으로 이동하면서 만 하루정도 공항에 갇혀 있었다. 이란에 다녀왔기 때문에 미국의 철저한 검색을 받았던 것. 가뜩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김선형은 여행중 생긴 피로로 인해 전지훈련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또 대표팀에서도 문제가 많았다. 평소 10분 정도 뛰었던 그는 30분 넘는 출장시간을 가지면서 평소와는 다른 부담이 생겼다.
이미 시즌 개막전 체력적인 부담이 컸던 김선형은 출전시간이 줄지 않았다. 그의 공격을 바탕으로 팀이 움직이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은 분명했다. 설상가상 최근에는 장염과 독감이 겹쳤다. SK가 연패에 빠지는 동안 김선형은 이틀 동안 식사를 챙기지 못했다. 약을 먹기 위해 죽을 챙겨먹었지만 경기에 뛰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김선형이 흔들리면서 SK는 반전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테리코 화이트와 최준용이 연달아 부상을 당했다. 팀 조직력을 다지기에는 현재 SK의 상황은 최악이다.
김선형은 "체력을 빨리 끌어 올릴 수 있는 보양식은 무엇이 있을까요"라며 취재진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 SK 관계자도 "김선형의 몸상태는 정상이 아니다. 그렇다고 도핑 때문에 약을 챙겨 먹는것도 부담스럽다. 잘 휴식을 취하고 영양섭취를 하는 방법밖에 없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선형은 동부전에서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3점슛 2개 포함 21점-2어시스트-2스틸을 기록했다. 비록 팀은 동부에 패하며 4연패에 빠졌지만 김선형의 활약 덕분으로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칠 수 있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SK는 오는 23일 울산 원정을 떠난다. 일단 김선형은 이틀 휴식을 받게 됐다. 체력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화이트도 다음 경기 부터는 나설 예정이다. 아쉬움이 가득한 김선형의 바람이 다시 이뤄질 기회를 SK는 잘 살려야 한다. 휴식만큼 좋은 보약도 없기 때문이다. / 10bird@osen.co.kr
[사진] 잠실학생체=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