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야마이코 나바로(29)의 방망이가 빠르게 달궈지고 있다.
티그레스 델 리세이 소속 나바로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도미니카공화국 산프란시스코 데마코리스 에스타디오 줄리안 하비에르에서 열린 2016 도미니카리그 기간테스 델 시바오와 원정경기에 3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첫 타석부터 패트릭 존슨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터뜨리며 순조롭게 스타트틀 끊은 나바로는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존슨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윈터리그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하며 첫 멀티히트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5회에는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7회에는 루킹 삼진으로 첫 아웃을 당했다. 윈터리그 최근 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나바로는 4경기에서 12타수 4안타 타율 3할3푼3리 1홈런 2타점 3득점 5볼넷 2삼진으로 성적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중순 개막한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나바로는 뒤늦게 나타났다.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와 재계약에 실패한 뒤로 두문불출했다. 그러다 지난 14일 뒤늦게 모습을 드러내 경기에 나섰고, 조금씩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너무 늦게 나타난 게 문제였다. 나바로 재영입을 추진하던 KBO리그 원소속구단 삼성은 그의 플레이를 직접 확인하고자 현지를 찾아갔지만 볼 기회가 없었다. 이에 삼성 김한수 감독은 지난주 "나바로는 경기에도 뛰지 않는 상태다. 어느 정도 움직임을 보여주면 영입 가능성도 있었을 텐데 현지 관계자들도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한다. 그런 선수를 어떻게 데려오나. 그래서 영입 계획을 접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 시절부터 문제시된 불성실함이 다시 한 번 발목을 잡았고, 삼성은 나바로 재영입 계획을 접으며 다른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삼성은 새로 외국인 타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나바로가 이날처럼 좋은 타격감을 계속 이어가 건재를 알리면 상황이 또 달라질지 모를 일이다.
나바로는 비록 올해 일본에 실패했지만, 2014~2015년 2년 동안 KBO리그에선 실력이 검증된 선수다. 뒤늦게 무력시위하고 있는 나바로가 삼성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한편 2015시즌 후 삼성과 재계약 협상이 결렬된 나바로에 대한 보류권은 삼성이 갖고 있다. 보류권은 2년간 유효하다. 지난해 6월9일 이후 입단한 선수들부터 보류권이 5년으로 환원된 가운데 나바로는 2014년 입단 선수로 이에 적용받지 않는다. 내년 시즌이 끝나면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과도 계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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