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고과도 중요하다".
KIA 외야수 김호령이 2년 연속 연봉이 상승했다. 김호령은 최근 구단과 협상을 벌여 무난하게 사인했다. 구단은 정확한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1억 원에 살짝 미치지 못한 금액으로 보인다. 인상 이유는 타격성적이 작년보다 나아졌고 특유의 수비 고과가 높았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무난하게 협상을 했다. 수비 고과가 워낙 좋았다. 타격만 가지고 연봉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김호령은 수비 고과로도 연봉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올해는 작년보다 경기수도 많았고 타격 성적도 좋았다"고 인상 이유를 밝혔다.
김호령은 신인이었던 2015년을 마치고 24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수직상승했다.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3리, 1홈런, 21타점, 11도루의 성적이었다. 소화 경기를 감안하면 인상요인이 있었지만 타격 성적으로는 미흡했다. 그런데도 100%가 넘게 오른 것은 탁월한 수비력이었다.
외야에서 경기당 평균 안타 1개씩을 막아내는 중견수 수비는 일품이었다. 좌익수와 우익수 범위까지 침범(?)하는 폭넓은 수비, 탁월한 순간 반응력, 안정된 포구와 송구까지 특급 점수를 받았다. 수비 고과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단했다. 드래프트 꼴찌(102번)의 화려한 비상이었다.
입단 2년째를 맞은 2016시즌은 124경기에 출전해 2할6푼7리, 121안타, 8홈런, 19도루, 72득점, 41타점으로 공격지표가 개선됐다. 특히 2할7푼4리에 그친 출루율이 3할3푼3리까지 끌어올렸다. 물론 아직은 미흡하지만 타격이 뚜렷하게 성장세에 올라탔다. 삼진도 5타석당 1개씩으로 줄었다.
더욱이 수비력은 더욱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넷에는 '김호령 명품 수비모음' 영상이 따로 만들어질 정도로 다양한 호수비를 보여주었다. 특히 LG와의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김용의의 끝내기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잡아내는 명수비로 패배의 아픔을 달래주기도 했다.
그러나 김호령은 3년 차를 맞는 내년에는 입지가 좁아졌다. FA 최형우와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가세했다. 기존의 김주찬이 버티고 있다. 백업 요원으로 밀려날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중견수 경쟁자 버나디나는 수비, 주루가 비슷한데다 타격능력까지 갖추었다.
여기에 기량 상승에 성공한 노수광까지 가세한다면 외야진은 포화상태이다. 김호령이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타격에서 확실한 진화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마무리 훈련 기간 함평 훈련장에서 타격폼 수정에 매달렸다. 과연 '수비의 귀재' 김호령이 위기를 딛고 3년 연속 연봉 인상을 이룰 것인지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