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도 이른바 '강정호 룰(2루 충돌 방지법)' 도입을 검토 중이다.
올해를 앞두고 KBO는 '홈 충돌 방지법'을 제정했다. 홈플레이트로 달려드는 주자와 이를 막고 있는 포수와의 충돌을 금지하고 부상을 막기 위한 취지였다. 포수는 의무적으로 주자의 동선을 막을 수 없었고, 홈플레이트를 비워둬야 했다. 포수의 기본기로 해석되던 '블로킹'을 금지한 것. 올해 이 규정을 두고 현장에서의 직접적인 적용에 다소 논란이 있었지만, 주자와 포수 간의 충돌로 말미암은 아찔한 장면은 많이 줄어들었다.
이제 KBO는 홈 충돌 방지에서 나아가, 2루에서의 충돌 방지를 막기 위한 규정을 제정하려고 검토 중이다. 더블플레이시 주자의 위험한 슬라이딩을 막고, 홈 충돌 방지 규정과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부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올해부터 2루에서의 과격한 슬라이딩을 막기 위한 충돌 방지 규정이 발효가 됐다. 지난해 강정호가 더블플레이 처리 과정에서 크리스 코글란(시카고 컵스)의 '태클'에 정강이와 무릎에 큰 부상을 당했고,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의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저스 체이스 어틀리의 깊은 슬라이딩에 메츠 유격수 루벤 테하다가 정강이뼈가 골절됐다.
강정호의 부상 시점부터 2루에서의 위험한 슬라이딩 금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른 바 '강정호 룰'로 불렸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다가오는 2017시즌부터 2루의 위험한 슬라이딩을 제도적으로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황이다.
KBO도 현재 이 부분에 대해서 검토에 들어갔다. KBO 정금조 운영부장은 "현재 MLB의 사례들을 상당 부분 수집을 해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2루의 위험한 슬라이디을 규정하는 부분 역시 현장에서 심판진의 판단에 따라 논란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올해 홈 충돌 방지 규정이 그랬다. 정 부장은 "2루 충돌 방지 규정 역시 홈 충돌 방지 규정 못지 않은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견해를 냈다.
이어 "홈 충돌 방지 규정도 선수들이 습관을 바꾸는 데 쉽지 않았고 2루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곧장 진행을 한다고 하면 혼란이 있을 것이다. 합의 판정 대상 부분도 다시 정리를 해야 한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심판위원회 세미나가 조만간 개최되는데 이 자리에서 심도 깊은 내용을 논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곧장 도입을 하는 것에서는 현장과의 면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홈 충돌 방지 규정 역시 1년의 유예 기간을 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있었는데, 2루에서의 충돌 방지 규정 역시 세미나를 통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현장과 논의를 해서 정리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