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허약한 내야 뎁스와 신인 김민수의 잠재력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12.16 05: 51

"김민수가 생각보다 좋았다. 고등학생 수준은 아니었다."
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은 마무리캠프에 다녀온 뒤 신인 내야수 김민수(18)에 후한 평가를 내렸다. 올해 마무리캠프에 롯데는 2명의 신인을 데려갔다. 포수 나종덕(18)과 바로 김민수였다. 
제물포고 졸업 예정인 김민수는 올해 롯데의 신인 2차 지명 회의에서 2라운드에 지명됐다. 당시 롯데는 1라운드에서 포수 나종덕을 뽑았고 2라운드까지 김민수가 남아있자 주저없이 지명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행운의 픽이라고 생각했다는 후문. "생각보다 덩치가 좋더라"는 조원우 감독의 평가는 김민수가 대형 내야수 자원이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김민수는 184cm 86kg으로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가 2라운드에서 김민수를 건진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면, 김민수 개인적으로도 롯데에 입단한 것이 행운이 될 수 있다. 그만큼 롯데의 내야 뎁스(depth·선수층)은 두텁지 않다. 
정훈, 김동한, 문규현, 신본기, 오승택, 김대륙, 황진수 등이 김민수가 비집고 들어갈 롯데의 내야진이다. 공수 밸런스가 고르게 잡힌 선수는 없다. 공격이 뛰어나면 수비가 아쉽고(정훈, 오승택), 수비가 괜찮으면 공격력이 약간 떨어진다(문규현, 김동한, 김대륙). 신본기는 군 복무 이전부터 수비만큼은 주전이라고 봤지만 공격력에서는 부족했다. 하지만 올해 경찰청 제대 이후에는 공격력에서도 희망을 발견했다. 
결국 롯데의 내야진은 모두가 경쟁자이다. 확실히 우위에 있는 선수들이 없다. 선수는 많지만 선수층이 얇은 롯데의 역설적인 환경이다. 신인인 김민수에게 기회가 충분히 갈 수 있는 환경이다. 
김민수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호평을 얻었다. 고교 졸업반이던 올해 3개의 홈런을 뽑아낸 부분이 지난 마무리캠프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수비에서는 풋워크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원우 감독은 "좌우 스텝이 빠르다. 풋워크가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동안 롯데는 고질적인 내야진 선수층 강화를 위해 강동수와 김대륙과 같은 신인 내야수들을 시즌 전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기용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김대륙은 수비로 인정을 받았지만 한정된 역할을 맡는데 그쳤다. 지난해 장타력을 인정 받은 신진급의 오승택은 주전 유격수로 낙점돼 올 시즌을 맞이했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시험조차 해보지 못했다. 오승택도 유격수가 아닌 3루수로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갓 프로에 입문한 신인들이 프로무대에서 바로 적응하고 활약을 펼치는 시기는 아니다. 김민수 역시 시즌에 돌입했을 경우 신인의 티를 벗어내지 못할 수도 있다. 1군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것은 본인의 노력과 의지에 달렸다. 
주전 3루수였던 FA 황재균의 거취가 불분명한데 황재균마저 이탈한다면 롯데 내야 뎁스의 민낯은 확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센터라인을 볼 수 있는 내야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다고 해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이런 가운데 김민수가 잠깐 보여준 자신의 기량과 잠재력은 부족한 내야 선수층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다시 한 번 품게 해주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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