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삼성-롯데는 내부 FA를 붙잡지 못하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12.16 05: 58

 왜 그들은 팀내 거물 FA를 확실하게 붙잡지 못할까. 삼성과 롯데 이야기다.
삼성은 올 겨울 FA 시장에서 팀내 FA 2명을 모두 떠나 보냈다. 투타 핵심 전력인 최형우는 100억원에 KIA행, 차우찬은 95억원에 LG로 이적했다.
삼성은 적극적인 투자로 4번타자와 좌완 에이스를 붙잡겠다고 공언했지만 그들의 마음을 붙잡지 못했다. 지난해 겨울 삼성은 FA 박석민을 NC(4년 최대 96억원)에 뺏겼다. 1년 사이 팀의 중심 선수 3명이 이탈한 것은 큰 타격이다.

삼성은 최근 3년간 FA 시장에서 집토끼를 잡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았다. 9명의 FA 중 4명만 계약했고, 5명은 다른 팀 선수가 됐다.
2014년 가을 윤성환(4년 80억원), 안지만(4년 65억원), 조동찬(4년 28억원)과 계약에 성공했으나 권혁(한화, 4년 32억원), 배영수(4년 21억5000만원)은 떠나보냈다. 지난해는 '국민타자' 이승엽(2년 36억원)은 남았지만 박석민이 떠났다. 올해 팀내 FA 2명은 모두 다른 팀으로 옮겼다.
삼성은 과거 팀내 주축인 FA는 좋은 대우로 재계약했다. 장원삼, 윤성환, 안지만은 당시 선발 투수, 불펜 투수의 최고 금액은 안겨줬다. 평소 선수들에게 연봉도 후하게 해줬다. 선수들도 은퇴 이후 처우까지 고려해 웬만하면 삼성에 남았다.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 삼성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겨울 제일기획 이관 후 돈줄이 막히고, 절약하는 구단이 됐다. 2년 전 FA들에게 특급 대우를 해줬던 삼성은 이제 타구단과 베팅 싸움에서 밀리게 됐다.
구단과 선수와의 스킨십에서도 불협화음이 들렸다. 구단 프런트가 선수단 주류와 비주류를 차별한다는 소문이 돌았고, 최형우와 차우찬은 금액을 떠나 구단에 마음이 떠났다는 얘기도 들렸다. 어쩌면 삼성은 일찌감치 최형우와 차우찬이 떠날 것을 예상했고, 이에 대비해 FA 이원석과 우규민을 영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롯데 역시 과거 팀내 FA를 붙잡는데 성공적이지 못했다. 지난 4년간 9명의 FA 중 6명이 팀을 떠났다. 강민호(2013년 4년 75억원), 강영식(2013년 4년 17억원), 송승준(2015년 4년 40억원)만이 롯데에 잔류했다.
2012시즌을 마치고 김주찬이 KIA(4년 50억원)로 떠났고, 2014년 가을에는 장원준을 두산에 4년 84억원에 뺏겼다. 팀 전력을 생각하면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들이었지만, 실패했다.
투자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작은 일로 인해 소탐대실하는 롯데 스타일, 구단-선수단과의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선수들이 구단에 대한 소속감, 유대감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
김광현, 양현종이 해외 진출을 우선적으로 시도할 때 원소속팀인 SK, KIA와 원만한 관계 아래 진행됐다. SK는 김광현이 잔류한다면,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했다. 김광현도 해외가 아니라면 SK 잔류 의사를 밝혀 빠른 계약이 성사됐다. 양현종은 해외 진출을 시도하다 KIA 잔류를 선언했다. 소속팀에 남아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롯데는 해외 진출이 여의치 않은 FA 황재균을 붙잡기 위해서는 kt와의 베팅 싸움에서 승리해야 한다. 김광현, 양현종과는 다른 상황. 롯데는 황재균이 FA가 되기 전에 마음을 확실하게 붙들지 못했다.
롯데는 kt와의 경쟁에서 황재균을 반드시 잡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형우, 차우찬을 놓친 삼성과는 달리 롯데가 팀내 거물 FA를 잡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orange@osen.co.kr 
[사진] 왼쪽부터 최형우-차우찬-황재균  / KIA, L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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