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광민, 첫 골든글러브 시상식 나들이
"더 큰 목표 갖는 계기, 내년엔 유력 후보"
"목표를 더 크게 잡아야겠다".
한화 내야수 송광민(33)은 지난 1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치러진 2016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했다. 3루수 부문 후보에 오른 송광민은 처음 시상식 현장을 찾았다. 2009년 유격수, 2014년 3루수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시상식 현장은 찾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KBO의 초청으로 큰 마음먹고 시상식에 나갔다. 처음엔 턱시도를 빼입고 나갈 생각이었지만, 몸에 잘 맞지 않아 깔끔한 맞춤 정장을 골랐다. 레드카펫을 걷고, 포토 라인에서 포즈를 취하며 시상식 분위기를 만끽한 송광민은 절친한 선배 김태균의 지명타자 부문 수상에 준비한 꽃다발을 전하며 축하해줬다.
정작 송광민은 많은 표를 받지 못했다. 3루수 부문에선 345표 중 138표를 얻은 최정(SK)이 수상자로 선정됐고, 롯데 황재균(106표) KIA 이범호(92표) 순이었다. 송광민은 후보자 중 가장 적은 9표에 만족했다. 쟁쟁한 후보들 앞에서 처음부터 수상은 기대하지 않았다.
송광민은 "3루에는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기에 난 경쟁력이 떨어졌다. 3루수는 타율 3할3푼에 20홈런 100타점 이상 올려야 하더라"며 웃은 뒤 "골든글러브 시상식 분위기를 직접 느껴보니 더 큰 목표를 갖게 되더라. '나도 상 한 번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년 시즌 목표는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가 아니라 유력 후보가 되는 것으로 정했다. 송광민은 "내년에는 수상 여부를 떠나 유력 후보자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올 시즌 성적도 좋았지만 스스로 더 몰아붙일 각오.
이를 위해 내달 5일부터는 대만 가오슝으로 날아가 몸을 만든다. 한화에서 인연을 맺은 권용관 성남고 코치의 제안으로 학생들과 함께 훈련을 할 예정이다. 송광민은 "고교 선수들은 훈련량이 많은데 그것이 내게도 좋을 것 같다. 배팅뿐만 아니라 펑고도 많이 받을 것이다. 날도 따뜻하고,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화는 이범호가 떠난 이후 3루수 문제로 고생했지만, 적어도 송광민이 건강할 때는 걱정없었다. 송광민은 "앞으로도 한화의 3루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골든글러브 유력 후보를 목표로 선언한 송광민의 내년 시즌 준비가 이제 막 시작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