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강정호, 개인 사건사고로 이탈
추신수-김현수, 소속팀 참가 불허할 듯
WBC에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전원 제외될 위기에 놓였다. 각종 사건사고에 소속팀의 참가 불허 방침까지 악재까지 연이어 겹치고 있다.
내년 3월초 열리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참가 열의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맥스 슈어저(워싱턴),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놀란 아레나도(콜라라도), 앤드루 매커친(피츠버그) 아담 존스(볼티모어), 크리스 아처(탬파베이) 등 내로라하는 정상급스타들의 참가가 확정됐다.
올 시즌 역대 최다 8명의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를 누볐지만, 정작 WBC에서는 한 명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생겼다. 지난달 10일 발표된 50인 예비 엔트리에 일단 오승환(세인트루이스) 류현진(LA 다저스) 박병호(미네소타) 최지만(LA 에인절스)이 제외됐다. 류현진과 박병호는 각각 팔꿈치·손목을 수술하며 재활 중이고, 오승환은 불법도박 문제가 발목잡았다.
50인 엔트리에는 이대호(전 시애틀)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김현수(볼티모어)가 포함됐다. 이대호가 현재 팀을 구하지 못해 FA 신분임을 감안한다면 현역 빅리거는 추신수, 강정호, 김현수밖에 없다. 세 선수 모두 WBC 참가 의지는 나타냈지만 여러 문제를 이유로 최종 승선이 불발될지도 모른다.
강정호는 지난 2일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도주 및 은폐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뒤늦게 3번째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 위기에 놓였다. 강정호에 대해 야구팬들의 여론이 크게 악화됐고, WBC 엔트리 제외가 검토되고 있다. 공수에서 꼭 필요한 선수가 강정호이지만 오승환처럼 여론이 너무 좋지 않다.
설상가상 추신수와 김현수는 소속팀이 WBC 참가를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다. 텍사스 구단은 15일 현지 언론을 통해 추신수와 다르빗슈 유(일본) 엘비스 앤드루스(베네수엘라)에 대한 대회 불참 요청서를 WBC 사무국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유의 타당성을 인정받는다면 추신수는 WBC에서 뛸 수 없다.
KBO 관계자는 "구단이 부상을 사유로 소속 선수의 대회 참가를 허용하지 않는 조항이 WBC 대회요강에 있다. 사유 타당성을 보게 되는데 텍사스 구단은 올 시즌 추신수의 부상을 이유로 들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메이저리그도 2월부터 참가활동기간이라 구단에서 막으면 쉽지 않다. 텍사스 구단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뒤 대책을 협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추신수뿐만 아니라 김현수도 WBC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8일 윈터미팅에서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은 "김현수의 WBC 참가는 불확실하다. 앞으로 결정할 게 많다"고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볼티모어 지역 언론에선 '김현수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내년에도 시즌 준비 과정을 벗어나 WBC에 참가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김현수는 계약 마지막 해인 내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추신수는 "WBC에 출전하고 싶다. 구단에선 부상 때문에 걱정이 많은 듯한데 강력하게 설득하고 있다"고 의지를 보이고 있고, 김현수는 "구단과 잘 협의하겠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구단에서 참가 불허 방침을 고수한다면 방법이 없다. 가뜩이나 정예 전력을 구축하지 못한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의 고심이 더 깊어지게 됐다. /waw@osen.co.kr
[사진] 김현수-추신수-강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