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들어도 심쿵" 영화 명대사 BEST 10 [2016 영화결산③]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12.16 14: 24

올해 최고의 한국 영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모두가 다른 대답을 내놓을 것 같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이겠지만, 작품마다 시원한 한방을 날려준 대사를 꼽아보라고 한다면 모두 같은 답이 돌아올 것 같다. 성별과 세대를 초월해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톱 대사 10개를 지금부터 만나보자.(개봉날짜 순)
1. “11년을 왜 그 고생하면서 검사 배지 달았는지 알아? 너 같은 새끼들 합법적으로 잡아 처넣으려고” (‘검사외전’ 中)

검사 역을 맡은 황정민이 정의감에 넘쳐 외친 한마디. 강동원과 황정민이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며 재미를 책임진 ‘검사외전’은 주연은 물론이고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조연배우들이 탄탄하게 포진하여 극의 재미를 완성했다. 억울하게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다혈질 검사 재욱과 전과 9범 사기꾼 치원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고 흥미롭게 만든 것이다. 겨울 방학시즌이라는 성수기에 개봉한 작품으로 황정민과 강동원의 브로맨스가 돋보인 버디 무비였다.
2. “뭣이 중헌디” (‘곡성’ 中)
마을에 발생한 의문의 사건 피해자들과 같은 증상을 겪기 시작하는 딸 효진의 병세가 악화되자 아버지 종구는 마을에 들어온 외지인을 의심하며 그를 만난 적이 있는지를 묻는다. 그러나 추궁하는 아빠를 날카롭게 쏘아보며 딸이 건넨 한마디. 미친 듯 소리치는 효진의 낯선 모습은 종구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 놀라게 하며 극에 강렬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3. “내 인생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숙희” (‘아가씨’ 中)
‘아가씨’를 관람한 관객들에게 최고의 명대사로 손꼽히고 있다. 히데코의 시점으로 구성된 2부에 등장한 이 대사는 김민희의 섬세한 감정이 담긴 내레이션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매일 이모부의 서재에서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외로운 아가씨는 순박해 보이는 하녀에게 조금씩 의지하고, 결국 그녀에게 모든 것을 바치게 된다. 신인 배우 김태리의 발견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낸 작품이다.
4. “그럼 생존자 여러분의 행운을 빕니다” (‘부산행’ 中)
좀비들의 습격으로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자 열차의 기장은 새로운 열차를 이용해 목적지인 부산까지 내려가려한다. 모두가 변해버린 이기적인 공간 속에서도 끝까지 본인의 임무를 다하려고 애쓰는 기장의 책임감 있는 모습이 관객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부산행’은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천 만을 돌파한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5. “빼앗길 들에도 봄은 옵니다” (‘덕혜옹주’ 中)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들 앞에서 일본어로 연설하게 된 덕혜옹주의 모습은 손예진의 표정만으로도 울분과 슬픔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특히 강제로 일본에 끌려가 평생 고국으로 돌아오고자 했던 덕혜옹주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옵니다’라는 한마디의 대사로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가슴을 저리게 만들었다. 굳은 의지와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6. “‘다 꺼지라고, 이 X새끼들아’라고 이정수씨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터널’ 中)
소방구조대원과 아내를 제외하고 그 어느 누구도 터널에 갇힌 보험회사 직원 이정수를 살아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가 무너진 터널에서 살아나오자, 안전행정부 장관은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했고 취재진 역시 인간의 목숨보다 특종기사에 집중했다. 온몸에 힘이 없음에도 화가 머리까지 차올라 정수가 외친 말이다. 무능력한 정부 관료들을 일갈해 통쾌함을 안긴 순간이었다.
7. “박성배 밖으로 나와”(‘아수라’ 中)
영화 ‘아수라’에서 형사 한도경은 자신을 이용하던 시장 박성배를 향해 큰 소리로 소리치며 이렇게 말했다. 도경 역을 맡은 정우성은 극중 대사를 패러디해 팬 단체관람 행사에서 ‘박근혜 앞으로 나와’라고 외쳤다. 명대사 중 하나인 ‘박성배 밖으로 나와’를 변형해 박 대통령을 소환한 것. 배우가 공식인 행사에서도 소신 있는 발언을 해 대중에게 ‘개념 배우’라는 호응을 이끌어냈다.
8. “84년 32살이야”(‘럭키’ 中)
기억을 잃은 조폭이 엑스트라 배우 아르바이트를 하고 일당을 받던 중 ‘84년생이 맞느냐’고 묻는 질문에 쑥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이 같이 답했다. 갑작스러운 나이 고백을 유해진 표 코믹연기가 웃음을 살렸다. 특유의 유머코드와 맛깔 나는 연기력, 그 어떤 배우와도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노하우를 지닌 그의 능력이 십분 발휘된 장면이었다.
9. “나 형 있다” (‘형’ 中)
시력을 잃었지만 용기를 내 장애인 올림픽에 진출한 동생 고두영은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상대 외국인 선수를 두려워하며 기권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을 지지해주고 믿어준 형의 존재를 자랑하며 결국 메달을 따는데 성공했다. 엑소를 알든 모르든, 영화에 나온 도경수를 본 사람들은 별다른 고민 없이 그에게 젊은 연기자의 틀을 씌웠다.
10. “그 친구가 아니라 강재혁입니다”(‘판도라’ 中)
현 시국과 맞아떨어져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된 ‘판도라’에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희생한 재혁을 ‘그 친구’라고 칭하자, 원자력 발전소 소장이 정확히 그의 이름을 짚어줬다. 예고 없이 찾아온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및 스틸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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