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강호동, '한식대첩4'의 또다른 우승자인 이유
OSEN 엄동진 기자
발행 2016.12.15 15: 58

 위기의 강호동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SBS '스타킹',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 종영하면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모습을 감췄다. 시야에서 사라지만 잊혀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작동한다. 
JTBC '아는 형님' '한끼줍쇼'가 선전 중이지만, '원맨쇼'는 아니라 과거의 영광이 비할바는 못됐다.

그런 와중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쪽에서 강호동이 다시 빛났다. 14일 종영한 올리브TV '한식대첩 시즌4' 얘기다. 강호동이 '한식대첩'의 진행자로 나선다는 이야기에, 방송계에서는 고개를 갸웃했다. 소위 말하는 덩치가 맞는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주말 버라이어티 '단독MC급'인 강호동이 진행할 프로그램은 아니라는 얘기였다. 최현석 셰프 등 심사위원도 3명이나 있는데다, 출연팀만 9개팀이라 강호동이 빛날 여지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강호동은 그 어려운걸 해냈다. 몸에 꼭 맞는 옷이라는게 이런 걸까. 다소 투박하고 큰 에너지의 진행 방식이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는 해석도 있었지만, '한식대첩 시즌4'에서는 넘치지 않았고 오히려 꼭 필요한 것으로 보였다. 
강호동의 에너지는 지루할 수 있는 요리 경연에, 비타민이 됐고 프로그램은 생기를 찾았다. 특유의 예의바름도 각도의 명인들과 심영순 심사위원을 대하는 태도에서 잘 보여졌다. 그 또한 훈훈한 모습을 녹아나 프로그램에는 플러스 효과였다. 
'먹방' MC로서의 확장성도 보여줬다. 밥 한 공기 뚝딱 비워내는 식성과 맛있게 먹는 표정 등은 '식신' 정준하 부러울 것 없었다. 무엇보다 튀지 않으면서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장악했고, 심사위원과 출연자 사이의 간극을 조금도 없이 메웠다. 
위기의 강호동이라는 말은 어쩌면 아직도 현재 진행형일 수 있다. 하지만 '한식대첩 시즌4'의 성공으로 또 다른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는 MC임을, 여전히 탑클래스 MC임을 증명했다.    
‘한식대첩4’ 최종 우승자는 경상북도 팀이었지만, MVP는 강호동이었다는 생각이다. / kjseven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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