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억 대신 92억' 삼성, 합리적인 투자의 결과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2.15 06: 28

최형우-차우찬 잃은 삼성, 이원석-우규민 영입  
195억원 대신 92억원, 합리적인 투자 성공할까
삼성이 지난해 FA 시장에서 강조해오고 있는 게 '합리적인 투자'란 표현이다.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뒤 돈을 물 쓰듯 쓰던 시절과 단절을 선언했다. 프로스포츠 팀으로서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거품을 쫙 빼고 합리적 투자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겨울 박석민을 NC에 빼앗긴 데 이어 올 겨울에는 최형우와 차우찬까지 각각 KIA와 LG에 내줬다. 역대 KBO리그 FA 총액 계약 순위가 최형우(100억원)-박석민(96억원)-차우찬(95억원)으로 1~3위가 모두 삼성 출신 선수란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최형우와 차우찬의 공식 발표된 금액은 총 195억원이다. 삼성이 추구하는 합리적인 투자에는 지나친 액수였다. 차우찬에게는 100억원 이상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이상의 오버페이는 하지 않았다. 최형우와 차우찬 모두 FA 몸값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듣고 있다. 
최형우와 차우찬이 삼성의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리그 정상급 활약을 한 특급 선수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단 최형우는 내년이면 만 34세 베테랑이 되고, 차우찬은 냉정하게 볼 때 특A급 투수로 보기는 어렵다. 당장 전력 손실이 크지만 삼성은 시장가격에 휘둘리지 않고 선수가치에 주목했다. 
올 겨울 삼성은 박석민을 놓치며 전력 손실을 막지 못한 지난해와 달리 외부 FA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내야수 이원석을 27억원, 선발투수 우규민을 65억원에 각각 영입하며 12년 만에 외부 FA 시장에서 지갑을 열었다. 두 선수에게 투자한 금액은 총 92억원으로 차우찬 한 선수의 몸값에도 못 미친다. 
즉, 삼성은 195억원 대신 92억원을 쓴 것이다. 초고액 선수들보다 몸값이 조금 낮더라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선수로 구성했다. 이원석은 삼성의 취약 포지션인 내야를 강화할 수 있는 카드이고, 우규민도 2013~2015년은 차우찬보다 뛰어난 성적을 낸 수준급 선발 요원이었다. 
합리적인 투자의 결과는 결국 앞으로 삼성의 팀 성적이 말해줄 것이다. 최형우와 차우찬 이탈로 당장 전력 약화가 뚜렷하지만, 이원석과 우규민 가세가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선 팀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일치해야 하며 새로운 팀컬러가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삼성은 FA 영입과 유출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으로 물음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두산에 빼앗긴 이흥련이야 군입대 선수라 어쩔 수 없다손 쳐도 KIA에서 보상선수로 데려온 강한울, LG에 보상선수로 내준 최재원의 이동 과정은 삼성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알 수 없게 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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