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이 될 뻔한 분위기, 스스로 해결한 전북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2.15 06: 00

분위기가 애매했다. 선발 출전이 예고 됐던 선수들의 트레이드가 발표됐다.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전북 현대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평소 이상의 활발함이 느꼈다. 트레이드 당사자가 더욱 열심히 뛰니 당연했다. 경기가 끝났을 때 분위기는 걱정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 선수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있었다.
14일 전북은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시립 사커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5-6위 결정전을 치렀다. 단순한 순위 결정전이라고 볼 수도 있었지만 시즌 전체를 마무리하는 경기인 만큼 유종의 미가 필요했다. 게다가 한 경기 승패에 따라 50만 달러(약 6억 원)의 적지 않은 돈이 걸려 있었다.
중요하다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트레이드가 발표됐다. 전북에서 이종호, 김창수, 최규백을 보내고 울산으로부터 이용과 이재성을 받아오는 트레이드였다. 당일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전북에는 최악의 타이밍이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도 "경기 당일 트레이드 발표는 선수들에게 안 좋게 작용할 수 있다"고 인정할 정도다.

당초 최강희 감독은 트레이드에 포함된 이종호를 최전방 원톱으로 기용할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트레이드 발표가 나왔다. 선수 본인은 물론 팀 분위기가 흔들릴 수도 있어 예고를 철회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이종호를 믿고 기용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우리와 울산, 그리고 선수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은 찾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선수들도 빠르게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종호도 최강희 감독과 면담에서 평정심을 보였다. 최 감독은 "종호가 전북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됐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종호는 기대에 완벽하게 보답했다. 이종호는 전반 29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전북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이종호는 평소처럼 했다는 것을 강조하며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안 했다. 우린 한 팀이고 내가 선발이라 원래 하던대로 팀이 이기는 것만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종호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의 활약에 전북은 경기 초반 흐름을 완전하게 가져갔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전북은 전반전에만 3골을 터트리며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최강희 감독은 3골 차의 여유를 바탕으로 출전 시간을 배분하며 평소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고르게 제공할 수 있었다. 시즌 최종전에서, 그리고 클럽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고르게 밟으며 승전보를 전한 전북은 걱정과 전혀 다르게 미소를 지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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