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KBO리그 윈터미팅 공개 포럼에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가 오갔다.
14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에서 ‘2016 KBO리그 윈터 미팅’이 열렸다. 첫째 날은 야구 구단 관계자, 미디어, 야구팬들이 참석하는 공개 포럼으로 진행됐다. 지난 시즌과 같은 방식이었다. 하지만 세부 주제에는 변화가 있었다. 특히 오후에 열렸던 ‘타고투저 현상 분석과 해결 방안’이라는 주제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발제를 맡은 이종열 KBO 육성위원장은 타자들의 발전에 주목했다. 이 위원장은 “타자들의 타격 기술과 파워가 좋아져서 인플레이 타율이 높아졌다. 또한 타자들의 몸 쪽 대처 능력이 좋아졌다. 타자들의 여유가 생기고 나쁜 공에 배트가 적게 나간다. 자연스럽게 스윙 궤적도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구체적인 기록을 나열하며 몸 쪽 홈런 증가, 콘택트 능력 증가, 발사각도의 진화, 공격성향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물론 투수들의 역량도 영향을 미친다. 이 위원은 “타자들의 기량 향상 속도에 비해 투수들의 기량 향상 속도가 더딘 상태로 보인다”면서 “투수들에게도 새로운 트렌드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패널로 참여한 염경엽 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스피드업, 타고투저 모두 제도적인 면으로 변화를 주는 건 한계가 있다. 중요한 건 경기 내용의 변화다. 가장 큰 부분은 스트라이크존이라 생각한다. 답은 나와 있다. 마야가 노히트노런, 주권이 완봉승을 기록했을 때도 분명 주심의 영향이 있었다고 본다. 심판 존이 경기 시간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승훈 심판 팀장은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심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좁거나, 낮거나에 대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교육을 해왔던 것처럼 최상의 상태로 보려고 한다”면서 “토론, 규칙을 통해서 스트라이크존을 바꾸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규칙에 맞춰 나갈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타고투저가 존의 영향만 있는 게 아니다. 심판들도 할 말은 많다. 좋은 투수들이 생겨야 하고 마운드를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존을 높이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투수 육성이 잘 안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스트라이크존이다. 공 1개가 볼이 되고, 스트라이크가 되고는 큰 영향을 준다. 존이 넓어져야 좋은 선수들을 키울 수 있다. 마운드를 높여도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면 소용이 없다. 투수력이 좋으면 경기 시간은 짧아질 수 있다. 젊은 투수들이 잘 던진 날은 보통 스트라이크존의 영향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함께 참석한 이성훈 SBS 기자는 "지금의 타고투저는 인플레이 타율이 높아져서 그렇다. 타자들의 테크닉, 피지컬이 좋아진 결과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성훈 기자는 "똑같은 타구를 아웃에서 안타로 만들 수 있는 타자들의 증가도 원인이 된다. 발이 빠른 좌타자들이 늘어났다. 최근 2년 사이 인플레이 타율 순위를 보면 박민우, 고중욱, 이명기, 박해민, 나성범 등 새 얼굴들이 등장했다. 모두 발 빠른 좌타자다"라고 설명했다. /krsumin@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