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외인 투수 GG, 국내 투수들의 현주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2.14 13: 01

벌써 3년째, 외국인 투수들이 골든글러브를 휩쓸고 있다. 우리나라 투수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한 게 현실이다. 
지난 13일 열린 2016 KBO 골든글러브에서 시즌 22승을 거둔 MVP 두산 더스틴 니퍼트가 유효 투표수 345표 중 315표를 받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여유 있게 차지했다. 2위도 KIA 헥터 노에시(15표)로 외국인 투수의 몫. 두산 장원준(10표)이 3위로 체면치레했다. 
올해뿐만이 아니다. 2014년 넥센 앤디 밴헤켄, 2015년 NC 에릭 해커에 이어 올해 니퍼트까지 3년 연속으로 외국인 투수들이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이다. 이전에도 2007년 두산 다니엘 리오스, 2009년 KIA 아퀼리노 로페즈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지만 2~3년 연속은 아니었다. 

지난해에도 다승·승률 1위를 차지한 해커가 196표를 획득하며 득표율(54.7%)이 과반을 넘겼다. 2위는 KIA 양현종으로 135표를 얻었지만 61표 차이가 났다. 2014년에는 밴헤켄이 279표를 받으며 수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2위도 삼성 릭 밴덴헐크(34표)로 외국인 투수였다. 
가장 최근 골든글러브를 받은 투수는 2013년 넥센 손승락(롯데)이 있지만 보직이 마무리였다. 선발투수로 골든글러브를 받은 건 2012년 삼성 장원삼이 마지막으로 벌써 4년 전이다. 이 당시 전체 기록은 넥센 브랜든 나이트가 더 좋아 외인 차별대우 논란이 났다. 
실질적으로 국내 선발투수가 골든글러브를 받은 것은 2011년 투수 4관왕을 차지한 KIA 윤석민이 마지막이다. 2010년은 평균자책점 1점대(1.82)를 찍은 한화 류현진의 차지였다. 지금은 이 당시 윤석민이나 류현진처럼 압도적인 선발투수가 안 보인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윤석민과 김광현(SK)은 부상에 신음하며 전성기 실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 FA 양현종·차우찬 그리고 장원준·유희관이 대세로 떠올랐지만, 리그를 지배하는 압도적인 포스는 아니다. 매번 외국인 투수들에 한 끗 모자란다. 
새로운 세대에는 아직 강력한 투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에이스로 던진 투수들은 대개 팔꿈치 수술로 재활부터 하고 본다. 가능성 있는 투수들이 선발 대신 구원으로 먼저 투입되는 경우도 부지기수. 여기에 3년 연속 타고투저까지 기승을 부린다. 
최근 FA 시장에서 투수들의 가격이 '금값'이다. 선발로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은 60억원 이상을 호가하고, 4점대 평균자책점의 차우찬이 95억원에 FA 계약한 시대가 됐다. 투수난이 심각한 KBO리그의 서글픈 자화상. 3년 연속 외인 투수 골든글러브 수상에도 잘 나타난다. /waw@osen.co.kr
[사진] 밴헤켄-해커-니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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