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행복했다. 좋은 기억만 간직하겠다" 최재원의 마지막 인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12.14 09: 24

예를 들어 컵에 물이 반 정도 차 있다고 가정하자. '컵에 물이 반이나 차 있다' 하는 시각과 '컵에 물이 반 밖에 없다'는 시각의 차이는 아주 크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차이다.
삼성으로 이적한 지 1년 만에 보상 선수 신분이 된 최재원은 "공식 발표를 앞두고 구단으로부터 FA 보상선수로 이적하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LG에서 나를 필요로 해서 지명한 게 아닐까. 좋게 생각하고자 한다"고 씩 웃었다.
"삼성에서 보낸 올 시즌이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좋은 기억이 참 많다"는 게 최재원의 말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박석민(NC)의 FA 보상 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한 최재원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도중 왼 손목 미세 골절상으로 조기 귀국하는 아픔을 겪었다. 뒤늦게 1군 무대를 밟은 그는 타율 3할3푼3리(81타수 27안타) 4홈런 16타점 20득점 3도루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최재원은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주축 선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거나 부상으로 빠지면 그 공백을 메웠다. 8월 18일 수원 kt전서 장시환이 던진 공에 얼굴을 맞아 턱 뼈가 골절되는 부상만 아니었다면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을지도 모른다.
삼성팬들은 최재원에게 '보석 선수'라는 애칭을 선사했다. 보석 만큼 가치있는 선수라는 의미에서다. 최재원은 "올 시즌 1군에서 제대로 경기도 해보고 좋은 친구들도 만나 많은 도움도 받았고 여러모로 정말 행복했다. 좋은 기억만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아직도 밴드에 붙여져 있다. 상처가 가시지 않는 건 아니다. "다친 부위가 햇볕에 노출되면 착색될 수 있기에 약을 바르고 밴드를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구단에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는 강했다. 최재원은 "열심히 하면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한편 양상문 LG 감독은 "삼성에 선수가 별로 없다고 들었는데 최재원이면 생각보다 괜찮은 선수 아닌가. 20명 보호 선수 외의 선수로는 괜찮은 선수를 뽑았다"면서 "방망이가 좋다. 내외야 모두 가능한 선수다. 지금 확실히 결정할 수 없지만 내외야가 다 되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눈 여겨 보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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