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켈은 '제2의 켈리'가 될 수 있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12.14 06: 23

2010년 드래프트 동기-27세 한국행
'저비용 고효율' 외인 성공신화 쓸까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선수 농사는 비교적 성공적인 편이었다. 거액을 쏟아부으며 특급 외국인 투수들을 데려온 적은 없지만 적절한 가격으로 영입한 외국인들은 제 역할을 해냈다. 이름값보다는 기량에 초점을 뒀고 대부분 성공작이었다.

지난 2년간 에이스 역할을 했던 조쉬 린드블럼의 연봉(2015년 90만 달러, 2016년 120만 달러)은 높은 축에 속했지만 롯데 외국인 선수사에 성공으로 기록 될만한 역작이었다. 하지만 가족 문제로 KBO리그 무대와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린드블럼이 떠난 자리를 이어받은 선수는 파커 마켈(26)이다. 롯데는 지난 8일 마켈과 총액 52만5000달러(연봉 50만 달러, 사이닝보너스 2만5000달러)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젠 100만 달러라는 기준이 생겨버린 최근 외국인 선수 영입 트렌드에 비하면 한참 못미치는 금액이다. 린드블럼이나 헥터 노에시(KIA), 데이비드 허프(LG)처럼 유망주의 길을 밟다가 메이저리그 문턱을 밟아 본 이들과는 차이가 있다.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에 39라운드 지명됐고, 메이저리그 경력은 전무하다. 사실상 무명이다. 
롯데는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외국인 스카우팅을 믿었다. 라이언 사도스키 코치의 추천이 결정적이었다. 조원우 감독은 "사도스키 코치가 현지에서 가장 많이 지켜봤고 검증을 거친 선수다. 사도스키가 1순위로 추천했다"고 전했다. 물론 사도스키 코치의 추천이 있었지만, 김원형 코치 역시 합격점을 내리면서 마켈은 롯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탬파베이에 지명되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비슷한 나이대에 KBO리그로 온 선수가 또 한 명 있었다. 바로 SK 메릴 켈리(28)다. 마켈과 켈리는 2010년 드래프트 동기이기도 하다(켈리 2010년 드래프트 8라운드 지명). 켈리는 지난 2015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무대를 밟았고 지난 2년간 SK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내년 역시 켈리는 SK에서 활동한다. 
켈리가 KBO리그로 처음 왔을 당시 나이는 27세. 마켈 역시 2017년 27세가 된다. 두 선수 모두 비교적 젊은 나이대에 해외 무대를 택했다.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삼고 있는 것 역시 켈리와 마켈의 공통점이다. 여러모로 유사한 점이 많은 켈리와 마켈이다.
이에 조원우 감독은 "사실 켈리보다 덩치도 크고 켈리의 팔 각도보다는 좀 더 위에서 내려 꽂는 유형의 선수다"며 켈리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또 "150km의 스피드와 함께 몸쪽 제구가 좋은 스타일이다"며 마켈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 그리고 체인지업을 주로 활용하면서 땅볼을 유도하는 스타일의 투구를 펼친다. 마이너 통산 땅볼 아웃과 뜬공 아웃의 비율은 1.30이다.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마켈은 마이너리그 466⅔이닝 동안 단 24개의 홈런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타자들에 유리한 구장이자 홈런이 많이 터지는 홈구장인 사직구장에 최적화 된 투구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일정치 않은 릴리스포인트로 인한 제구 불안(9이닝 당 볼넷 3.4개), 최근 3시즌 135경기 중 선발 등판은 단 2차례에 불과한 부분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통제가 가능하다는 롯데의 판단이다. 조원우 감독은 "김원형 코치가 릴리스포인트가 일정치 않다는 지적을 했지만 괜찮고 수정도 가능하다고 했다"면서 "사도스키 코치도 걱정하는 부분도 선발 체력 부분인데, 선발로 풀타임을 치렀던 적이 있었다.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시즌 초반 투구수 관리도 필요할 것 같다"며 마켈의 단점들을 지워나가겠다는 의중이다.
조원우 감독은 "마켈이 1선발로 활약할 지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마켈이 지난 2년간 61경기에서 20승18패 평균자책점 3.89에 퀄리티스타트 37회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켈리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롯데 입장에선 더할나위 없다. 켈리가 SK에서 첫 해 35만 달러라는 염가에 SK와 계약을 맺으며 '저비용 고효율'의 대명사로 거듭났듯이 마켈 역시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롯데 역시 마켈에 대해 '저비용 고효율'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과연 마켈은 켈리의 뒤를 잇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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