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10표차로 아깝게 외야수 수상 실패
정근우 15표차 차점, 황재균-김하성도 고배
올해도 어김없이 아쉬운 탈락자들이 나왔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충분히 빛난 시즌을 보낸 선수들이라 아쉬움이 크다.
13일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각 포지션별로 10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압도적인 차이로 수상한 선수들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접전 끝에 트로피를 가져간 선수들도 있었다.
가장 치열했던 포지션은 외야수였다. 외야수 부문 3번째 최다 득표로 수상자가 된 김주찬(KIA)과 4위로 놓친 손아섭(롯데)은 각각 100표와 90표로 10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이번 골든글러브 최소 차이. 2011~2014년 4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받았던 손아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 실패로 아쉬움을 삼켰다.
2루수 정근우(한화)도 서건창(넥센)과 접전 끝에 차점에 만족해야 했다. 서건창이 122표를 받아 107표를 얻은 정근우를 제쳤다. 15표 차이. 서건창은 타율·출루율·도루에서 정근우를 앞섰지만, 정근우도 득점 1위에 홈런·타점·장타율에서 우위에 있었지만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기대케 한 황재균(FA)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홈런왕을 차지한 최정(SK)에게 밀린 것이다. 최정이 138표, 황재균이 106표로 32표 차이를 나타냈다. 황재균은 홈런·장타율·출루율에서 최정에 뒤졌지만, 타율·안타·타점·도루에서는 앞섰다. 그러나 야구의 꽃이란 홈런왕 타이틀 앞에선 무릎을 꿇어야 했다.
최대 경합 포지션으로 예상된 유격수 부문은 의외로 김재호(두산)의 완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김재호가 198표를 획득, 김하성(넥센·95표) 오지환(LG·49표) 등 경쟁자를 눌렀다. 20-20 클럽에 가입한 김하성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김재호에 밀렸다. 지난해는 김재호가 188표, 김하성이 110표로 78표 차이였는데 올해는 103표로 더 벌어졌다.
김재호에 비해 타율·출루율·실책을 제외한 나머지 기록은 김하성의 우위였지만 상대가 안 됐다. 김하성뿐만 아니라 오지환도 잠실 유격수 최초 20홈런 기록을 앞세워 도전장을 던졌지만 결과는 기대이하였다. 오지환은 유격수 후보 중 OPS·WAR 등 세부 기록에서는 최고였지만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
아쉬운 탈락자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팀 성적이었다. 손아섭은 롯데가 9위에 그친 반면 김주찬의 KIA는 5위로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2루수 정근우도 한화가 7위에 머물렀지만, 서건창의 넥센은 3위로 4계단 위에 있었다. 3루수 황재균 역시 롯데가 9위로 마무리해 6위에 오른 SK 최정을 넘지 못했다. 유격수에선 김재호가 통합 우승팀 프리미엄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넥센 김하성과 LG 오지환을 모두 제압했다.
개인 기록이 대체로 엇비슷하면 팀 성적으로 표심이 기울었다. 우승팀 두산이 가장 많은 4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 반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삼성·롯데·kt는 무관으로 돌아서야 했다. /waw@osen.co.kr
[사진] 손아섭-정근우-황재균-김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