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8년만에 골든글러브를 수상
모교에 500만원 상당 배트 지원까지
훈훈한 나눔의 미덕이 있어 더 빛난 골든글러브였다.
한화 김태균(34)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다. 지난 2012년 15억원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16억원으로 5년째 연봉킹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받은 만큼 베풀 줄 아는 선수가 김태균이다.
특히 지난 2012년 야구선수 최초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하며 1억원을 통크게 기부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회지도층 고액 기부 클럽으로 야구선수의 위상을 높였다. 그해 KBO가 선정한 사랑의 골든글러브 수상자 역시 김태균이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태균은 대전 독거노인 및 차상위가정의 주거환경을 지원하며 무료급식을 위한 밥차를 기증하는 등 지역 사회를 위해 불우이웃 후원과 봉사활동을 꾸준하게 해왔다.
야구 후배들을 위해서도 아낌없이 쓴다. 평소에도 한화 팀 내 후배 선수들에게 용품을 아끼지 않고 베푸는 김태균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13일에도 모교 천안 북일고 야구부에 500만원 상당의 배트 30자루를 쾌척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가와 WBC 대표팀 미팅 일정으로 학교에는 직접 찾아가지 못했지만 모든 선수들이 쓸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배트를 선물했다. 학교와 후배 선수들도 김태균의 깜짝 선물에 기뻐하며 고마워했다는 후문.
김태균은 "다른 이유는 없고, 후배들 열심히 하라고 선물한 것이다. 최근에 시상식을 다니면서 받은 상금을 조금 썼을 뿐이다"며 "내가 처음 야구선수로 첫 발을 디딘 모교에 보답하고, 우리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운동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쑥스러워했다.
이날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김태균은 유효 투표수 345표 중 215표를 받아 여유 있게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2005·2008년에 이어 8년 만에 개인 3번째 골든글러브. 지명타자로는 처음이었다. 여러모로 뜻 깊은 하루였다.
김태균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앞뒤 타석에서 동료들이 도와준 덕분이다. 함께한 선수들과 가족들에게 고맙다"며 "내년 시상식에서는 개인 성적뿐만 아니라 팀 성적까지 좋아 마지막에 다 같이 웃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waw@osen.co.kr
[사진] 양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BON배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