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9년 차, 커리어하이로 첫 GG 수상
“성숙하고 성실하게 생활 하겠다”
“134경기가 가장 마음에 든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재환(28)은 13일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08년 프로에 데뷔한 후 확실한 1군 멤버로 자리 잡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풀타임을 뛰면서 리그 최고 외야수들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김재환은 시상식 전 “얼떨떨하다. 수상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 온 것만으로도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최형우(311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202표를 받으며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올 시즌 1군에서 타율 3할2푼5리 37홈런 124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상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1군 데뷔 후 최고의 순간이었다.
김재환은 시상식이 모두 끝난 후 “이름이 불렸을 때 오히려 더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상을 받아도 되는 건지라는 생각도 했다. 야구 선수라면 이 상을 받는 게 꿈이다. 기대를 안 하고 있어서 그런지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재환은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는데 역시 아내가 떠올랐다. 고맙다는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김재환은 지난 2011년 금지약물 복용으로 10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받은 적이 있다. 아직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골든글러브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김재환은 “걱정을 안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야구팬들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마음처럼 쉽지 않다”면서 “앞으로 야구장 안에서나 밖에서 더 성숙하고 성실하게 생활할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가장 힘든 순간은 지난 시즌이었다. 김재환은 “작년이 힘들었다. 이전에도 2군에 있었지만 어렸기 때문에 희망이 있었다. 작년에는 제가 결혼을 하고 애기도 낳다 보니까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부모님, 장인어른, 아내 모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제가 도움을 더 많이 받는 것 같다. 성숙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자라주고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다”라고 했다.
김재환은 올 시즌 가장 마음에 드는 기록으로 134경기를 꼽았다. 김재환은 이전까지 1군에서 52경기를 뛴 것이 한 시즌 최다였다. 그는 “134경기라는 수치가 제일 마음에 든다. 2군에도 잠깐 있었지만 제가 1군에 올라 와서 한 번도 내려가지 않고 처음 풀 시즌을 뛰었다는 것 자체가 뜻 깊다. 1군이든, 2군이든 경기에 나가고 싶은 건 똑같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개인 성적에 대한 큰 욕심은 없다. 김재환은 “타이틀 욕심은 정말 없다. 골든글러브도 더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크게 욕심 내지 않았다. 팀 성적 외에는 없다”라고 말했다. 다음 시즌에 대해서도 “경기에 나가서 하고 싶은 야구를 하고 최선을 다 한다는 생각만 하려고 한다. 그렇게 준비하겠다”라고 전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