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의 아쉬움이 분명하다. 그러나 아쉬움에 젖어만 있을 수는 없다. 전북 현대가 유종의 미를 위해 전면 휴식을 취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지난 11일 전북은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준준결승전에서 1-2로 패배했다. 전반전에 선제골을 넣는 등 아메리카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 전북은 후반전에 개인 기량을 앞세운 실비오 로메로에게 연속골을 내줘 역전패를 당했다.
세계적인 클럽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준결승전 대결을 기대했던 선수들은 아쉬움이 크게 남는 듯 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14일 클럽 월드컵 5-6위 결정전을 치러야 했다. 아프리카 챔피언 마멜로디 선다운즈(남아프리카공화국)도 만만치 않은 팀인 만큼 준비를 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 1월부터 쉴 틈 없이 달려온 전북은 선수들 모두가 지쳐 있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아메리카전도 선수들이 악을 쓴 것이다. 이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라는 큰 대회에서 쥐어짜서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모두 지친 상태라는 것을 안 최강희 감독은 경기 다음날 다시 훈련을 시작하는 것보다 쉬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이 때문에 전북은 선수단 단체가 아침 식사를 한 뒤 자유 시간을 받았다. 평소와 달리 점심과 저녁 식사를 같이 할 필요가 없었다.
선수들은 소규모로 무리지어 흩어졌다. 평소 해외 원정경기에 참여해도 숙소 근처를 떠나지 못했던 선수들은 오사카 시내와 근교로 이동했다. 어떤 이들은 테마파크, 어떤 이들은 오사카 시내 구경을 하며 지친 정신을 달랬다.
의사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일본에서 뛴 선수들이 있어 도움이 됐고, 오사카가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인 만큼 대부분의 장소에 한글 안내가 있었다. 선수들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광이 됐지만 문제 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