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는 프로다워야 한다”
‘국민타자’ 이승엽(40, 삼성)이 후배들에게 전한 짧고 굵은 메시지였다.
이승엽은 1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개최된 ‘2016 휘슬러 코리아 일구상 시상식’에서 현역선수 최초로 대상을 수상했다. 야구계 선배들이 직접 투표에 참여해 뽑는 상이라 이승엽에게 의미가 컸다.
이승엽은 “야구선수는 개인적으로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둬도 팀이 성적이 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지난 시즌 삼성이 9위를 했다. 현실을 직시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내년 시즌이 현역선수로 마지막 시즌이다. 후회를 남기지 않고 원 없이 뛰고 싶다”며 은퇴를 예고했다.
프로야구선수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제 KBO에서 맹활약을 펼치면 메이저리그에서 손길을 내미는 시대가 됐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600홈런을 때렸지만, 메이저리그의 외면을 받은 이승엽같은 선구자가 있기에 가능한 오늘 날의 환경이다.
최근 프로야구선수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올라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타자 1호 강정호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시상식에는 김현수, 박병호 등 현역 메이저리거 후배들도 동석했다. 선배로서 이승엽은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불발이 아쉽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 해외에 갈 수 있는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프로야구선수의 상징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더 책임감이 생기고, 한편으로 후배들이 부럽기도 하다. 메이저리그에 가지 못한 아쉬움은 없다”며 후배들을 챙겼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연봉이나 지명도 면에서 이미 이승엽을 넘어선 선수들도 많다. 그러나 이승엽이 가진 ‘국민타자’로서의 위상이나 이미지에 어울리는 행동을 하는 선수들은 많지 않은 부분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이승엽이 던진 메시지를 후배들이 새겨 들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 jasonseo34@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