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팡 테리블.
행동이 별난 조숙한 아이를 가리킨다. 유교 문화권에 예절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자기주장을 할 줄 아는 젊은 층을 빗대기도 한다.
가요계에서는 쉽게 듣지 못한 말이다. 배꼽인사가 당연한 아이돌에게 인터뷰에서 '정답'이 아닌 튀는 답을 뽑아내기가 그래서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래퍼 슈퍼비와 면도는 오래간만에 만난 앙팡 테리블이다.
일단 자기만의 생각이 있다. 예의는 있지만 그렇다고 타인에 자신을 끼워 맞출 생각은 없다. 지난달 소득을 물어보니 '1억'이란 답이 돌아오고, 1등 래퍼까지 크고 싶다는 야망도 숨김없다. 이런 답에는 악플이 달릴 수 있다고 조언하니 "뭐 어때요"라며 눈치 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튀는 이야길 듣고 있자니, 한 시간이 후다닥 지나갔다. 이들의 활약으로 가요계가 더욱 재미있어 질 거 같다.
-가사를 쓸 때 어떤 주제 의식을 갖고 쓰나요.
(면도) "'공중도덕'이라는 가사에도 썼는데, 제 일상에서 가사를 가지고 와요. 사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스토리고 진실된 얘기잖아요. 특별한 주제가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더 일상을 재미있게 보내려고 노력하는거 같고, 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가사는 샤워할 때나 이불 덮고 있을때 잘 떠오르고요."
(슈퍼비) "도끼형이 롤스로이스를 샀을 때 영감을 받았어요. 래퍼도 한국에서 랩을 해도 저런걸 살수가 있구나라고 생각했거든요. 조금씩 저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저는 래퍼가 금시계 차고, 빠른 차를 타는건 래퍼가 모으는 트로피라고 생각해요. 제일 중요한 거는 노력과 땀으로 거기까지 가는 거고요. 돈 걱정 없이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거니까요. 그래서 저는 가사를 쓸 때 철칙이나 규칙은 따로 없고 게으르지 않게 직업하려고 해요. 제 취미니까요."
-그래서 빠른차는 샀나요.
(슈퍼비) "벤틀X를 사고 싶었는데, 나이가 어려서 승인이 나지 않더라고요. 그 다음에는 에스턴마X 전시장을 갔어요 DB9이라는 차를 봤는데 멋있더라고요. 대박이었죠. 계약서는 썼는데 또 자차보험이 안된다는 거에요. 계약만 하면 한국에서는 최연소로 그 차를 타는 거라고 하는데요. 제가 차라고는 쏘X로 세 번 밖에 타보지 안아서 잘 몰랐죠 뭐."
-두분 다 부모님께 용돈도 두둑하게 드리겠어요.
(슈퍼비) "전 어머니께는 매달 500만원 씩 드리고요, 할머니께는 200만원씩 드리고 있어요."
(면도) "적금 통장을 하나 만들어놨어요. 매달 200만원씩 넣어드리고 있습니다."
-힙합 인기는 언제까지 갈까요.
(슈퍼비) "힙합의 인기는 제가 있는 한 계속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하. 제가 좋은 음악을 계속할거니까요. 팬들을 끌어들이면서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겠습니다."
(면도) "힙합은 여러 장르와 퓨전이 잘 돼요. 그래서 매력적이고요. 미국 시장에서도 빌보드 상위권은 힙합이 차지하고 있고요. 아직은 한국 시장이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으니까 그런 트렌드를 유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분이 생각하는 래퍼 1등은.
(슈퍼비) "1등은 비워놓을 생각이에요. 그 1등이 나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때 까지 정진하겠습니다."
(면도) "전 두 명 있어요. 한국 랩적인 건 버벌진트고요. 래퍼로서의 행보나 멋있는 음악을 하는건 빈지노라고 생각합니다. 제 아이돌이에요."
-올해 공연을 앞두고 있죠.
(슈퍼비) "올 한 해 면도하고 많이 이룬 거 같아요. 그런걸 축하하고 기념하는 자리가 될거예요. 12월에 있는 공연 중에는 제일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와 면도가 82를 슬로건으로 밀거든요. 한국 국가번호가 82잖아요. 한국적인거를 잊지 말자는 의미인데, 그래서 이번 공연에도 82개의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공연 중 드릴 건데 기대 많이 해주세요. 16일 홍대 무브홀에서 열리고요 타이거JK형, 주노플로, 김효은, 창모, 해시스완도 함께 합니다." / kjseven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