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팡 테리블.
행동이 별난 조숙한 아이를 가리킨다. 유교 문화권에 예절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자기주장을 할 줄 아는 젊은 층을 빗대기도 한다.
가요계에서는 쉽게 듣지 못한 말이다. 배꼽인사가 당연한 아이돌에게 인터뷰에서 '정답'이 아닌 튀는 답을 뽑아내기가 그래서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래퍼 슈퍼비와 면도는 오래간만에 만난 앙팡 테리블이다.
일단 자기만의 생각이 있다. 예의는 있지만 그렇다고 타인에 자신을 끼워 맞출 생각은 없다. 지난달 소득을 물어보니 '1억'이란 답이 돌아오고, 1등 래퍼까지 크고 싶다는 야망도 숨김없다. 이런 답에는 악플이 달릴 수 있다고 조언하니 "뭐 어때요"라며 눈치 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튀는 이야길 듣고 있자니, 한 시간이 후다닥 지나갔다. 이들의 활약으로 가요계가 더욱 재미있어 질 거 같다.
-다음 시즌에 또 나갈 건가요.
(면도) "저는 생각이 있어요. 쇼에서 슈퍼비 만큼 히트곡을 만들지 못해서요."
(슈퍼비) "면도가 나간다면 저도 나갈 수 있어요. 면도 우승 못하게 하려고요. 하하."
-아무래도 '쇼미' 덕을 좀 봤을 거 같아요.
(슈퍼비) "끝나고 나서 공연 횟수가 많이 늘었어요. 알아보는 분들도 많아졌고요. 노래를 냈을때 주목하는 분들이 늘어났다는 점이 정말 고맙죠."
(면도) "'쇼미'를 출연한 목적도 경제적인 독립이었어요. 쇼가 끝난 뒤부터 부모님께 손을 안 벌렸거든요. 아버지 카드를 무기처럼 들고 다녔는데 반납했어요."
-지난달에 얼마나 벌었는지 궁금하네요.
(슈퍼비) "저번 달에 좀 많이 벌었어요. 공연만 서른한개를 했거든요. 광고도 하나 찍게 돼, 정확하게 1억을 찍었습니다."
(면도) "전 슈퍼비에 비하면 새발의 피인데 저번달에 3000만원 정도 찍었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두 사람 소득의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요.
(슈퍼비) "랩 실력이라고 봅니다."
(면도) "'쇼미'의 영향이겠죠. 히트곡 수도 슈퍼비가 더 많고요. 아무래도 히트곡이 많아야, 행사가 많이 들어오거든요."
-면도 씨는 지난 시즌에서 '댑(Dab) 댄스'를 유행시켰죠.
(면도) "'쇼미' 나가기 전에 준비한 싱글에서 쓸 아이템이었어요. 미국에서는 댑이 핫한데 한국 래퍼들은 잘 안했거든요. 2차 예선 때 하게 됐는데 목표를 이뤘죠. 제가 댑 유행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
-슈퍼비는 '프로듀스101' 연습생들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있었어요.
(슈퍼비) "'언프리티 랩스타'를 나간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어요. 섭외 제의가 왔는데 그럼 잘됐다싶었죠. 오해가 쌓이니까 '101'에 나온 (전)소연이와 무대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래퍼가 논란에 대해 해명하는 건 멋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 연예인도 아니고 제가 구려지는 느낌만 들거든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소연이한테 얘기를 꺼냈죠. 101 사건에 있어서는 난 정말 결백하고 내가 그런 가사를 썼던 사람이라면 무슨 염치로 지금 너와 랩을 하겠냐고요. 이런 부분들이 억울하니 증명하고 싶다고 했어요. 제가 쓴 가사는 '101'이 방송 되기 전에 나온 것이라고요. 저를 디스했던 기희현 씨한테도 전해 달라 했고요. 101에 나온 친구들 중 아직 오해하는 분들이 계시면 오해를 좀 풀어달라고 부탁도 했죠. 소연이와 보여줬던 그 무대가 제게는 해명이었어요." / kjseven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