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 양극화가 심화되는 FA 제도는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KBO와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도 FA 제도 개선에 대해서 공감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구단들은 FA 등급제를 도입한다면, 선수들이 등급에 따른 계약금 상한제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부적인 조건에서 구단과 선수협의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안이 마련돼야 FA 등급제가 실현될 수 있다.
구단들은 'FA에 계약금 비중이 너무 크다. 등급을 나눠서 계약금을 줄여야겠다'는 태도다. 선수협은 '보상 규정이 일률적이고 너무 크다. 등급에 따라 보상을 완화시켜 달라'는 입장이다.
# FA 등급제- 연봉 기준으로 A·B·C등급
FA 등급제의 기준은 기록과 연봉 두 가지로 할 수 있는데, 구단들과 선수협은 연봉 기준의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호준(NC) 선수협 회장은 개인 의견으로 "연봉으로 A·B·C 등급을 나누는 게 가장 깔끔하다"고 밝혔다.
연봉을 KBO 전체 선수 순위, 구단내 순위, 포지션별 순위 등이 있는데 구단내 순위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정해진 기준으로 등급을 나눈 뒤에 개별 선수들이 '왜 나는 A가 안 되고, B가 되느냐'라는 이견없이 100% 따라야 할 것이다.
일본프로야구의 경우 2008년부터 연봉을 기준으로 FA 등급제를 시행 중이다. 선수 등급은 팀 연봉 순위로 매기는데 1~3위는 A급, 4~10위는 B급, 이후는 C급이다.
보상 규정은 A급은 그해 연봉 50%와 보상 선수 1명(또는 보상 선수 없이 연봉 80%), B급은 그해 연봉 40%와 보상 선수 1명(또는 보상 선수 없이 연봉 60%), C급은 보상이 따로 없다.
KBO 관계자는 "등급제가 도입된다면 특급 선수인 A급만 보상 규정을 현재 그대로 하고, B급과 C급은 보호 선수를 늘리거나 없애는 방안으로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급은 보호선수를 20명 그대로, B급은 30명으로 확대, C급은 보호선수가 없이 보상금액만 있게 하는 식이다.
# 계약금 상한제- A급은 300%, B급은 200%
구단측의 주장은 "계약금에 상한선을 두지 않는다면 FA 거품을 줄일 수 없다. 계약금 비중을 줄여야 한다. FA 등급제가 되려면 당연히 계약금 상한제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선수들도 합리적인 FA 제도를 위해 계약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FA 계약에서 계약금은 기형적이다. 우규민은 삼성과 FA 계약하며 총액 65억원 중 계약금이 37억원(57%)이었다. 지난해 박석민(NC)은 보장액 86억원(최대 96억권) 중 계약금이 56억원(65%)였다.
일본은 FA 계약금이 없어, 선수들의 금전적인 이익이 크게 없다. 연봉으로만 대우받는다. 등급에 따라 보상 규정만 달라 소형 FA들에게 기회가 생기고, 구단들의 영입 부담도 별로 없다.
구단들은 A등급은 계약금을 제한하는 대신 연봉으로 대우받고, B~C등급은 계약금을 적게 받는 대신 보상 조건이 완화되는 것을 요구한다. FA 등급을 A,B,C로 나눈다면, '계약금을 A급은 연봉의 300% 이상 초과 못 한다. B급은 연봉의 200% 상한제, C급은 계약금이 없다'는 식의 규정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언급된 FA 등급제와 구단이 바라는 계약금 상한제를 합친다면, A급인 FA가 연봉 10억원에 계약한다면 계약금은 최대 30억원, 4년 계약에 최대 70억원이 가능하다. B급인 FA가 연봉 7억원에 계약하면 계약금은 최대 14억원, 4년 계약에 최대 42억원까지 가능하다. (대신 B선수를 영입한 타 구단은 보호선수가 30명으로 늘어난다)
100억 선수가 되려면 연봉 15억원, 계약금 45억원(300%)을 받아야, 4년 105억원이다. 최형우의 계약(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과 비슷하다.
일본은 계약금이 없기에, 선수들이 등급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다. 우리는 계약금이 엄청 큰 액수를 차지한다. 선수협측은 "계약금 상한제와 분할 지급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했지만, 계약금 상한제에 A급 선수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B~C급 선수들은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돼 선수협 내에서도 이견이 생길 수 있다. /orang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