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여넣는 것도 개인 능력이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준준결승전을 앞두고 조직적인 플레이를 펼칠 것을 예고했다. 최강희 감독은 개인 기량에서 앞서는 아메리카를 막기 위해서는 조직적인 대응이 가장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최강희 감독의 판단은 나쁘지 않았다. 빠른 스피드를 가진 선수들을 앞세워 역습 위주로 나서는 아메리카를 막기 위해 변형 스리백으로 나선 것이 적중했다. 아메리카의 역습은 위협적이었지만 전북의 수비에 지속적으로 막히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북의 조직력은 공격에서도 빛을 봤다.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로 공격 전개에 나선 전북은 전반 23분 선제골을 넣었다. 중앙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 측면 수비수의 호흡에 이어 김보경이 정확한 슛으로 아메리카의 골망을 갈랐다.
전북의 그런 플레이는 계속 나왔다. 득점 기회도 여러 차례 있었다. 선제골을 넣었던 김보경은 비슷한 위치에서의 슛으로 아메리카 골문을 위협했다. 골대를 종잇장 차이로 벗어나기도 했다. 이재성도 2선에서의 침투로 수 차례 기회를 잡았다.
분명 조직적인 플레이가 뛰어났다. 그러나 전북의 조직력은 빛을 보지 못했다. 개인 능력을 앞세운 아메리카가 승부를 뒤집은 것. 아메리카는 공격 전개 과정이 좋지 않았지만, 스트라이커 실비오 로메로가 적절한 위치 선정과 정확한 슈팅 능력으로 내리 골을 뽑아내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조직력에서는 앞섰던 만큼 전북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그런 것이 전북과 아메리카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욱여넣는 것도) 능력이고, 그렇게 뒤집는 것도 능력이다. 경기를 잘하고 찬스를 완벽하게 만드는 것만이 축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세트피스에서 우위를 잡지 못한 것을 예로 들기도 했다. 신장에서 전북이 크게 앞서면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세트피스 훈련을 계속했다. 신장도 우리가 월등하다. 그러나 세컨볼 싸움에서 계속 밀렸다. 아메리카의 순간적인 위치 선정이 좋았다"고 강조했다.
아메리카의 개인 능력을 높게 평가했지만 좋은 과정을 만든 선수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최 감독은 "전반전을 생각보다 잘했다. 선제골도 넣었다"면서 "졌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고맙다"고 전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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