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인정, 그래서 더 무섭게 변할 전북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12.11 06: 31

부족함을 인정했다. 그러나 승부를 하기도 전에 꼬리를 내린 것은 아니다. 부족함을 아는 만큼 어느 때보다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올 시즌 전북 현대는 어느 상대와 붙어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터운 스쿼드를 바탕으로 한 강력한 전력은 아시아 내 어떤 클럽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선수들의 조직력도 탄탄해 쉽게 지지 않았다. 올해 모든 대회에서의 패배가 6차례밖에 되지 않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런 전북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준준결승전에서 만날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에 대한 열세를 인정했다.

경기 전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북 최강희 감독은 "아메리카 선수들의 개인 능력과 조직력이 좋은 만큼 쉽지 않은경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함께 나온 수비수 김형일도 같은 발언을 했다. 그는 "경기적인 부분에서 아메리카의 모든 선수가 월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북 스스로 열세를 인정하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경우다. 그러나 클럽 월드컵이 각 대륙 최고의 클럽들이 모이는 대회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됐다. 전 세계 축구계에서는 변방으로 분류되는 아시아인 만큼 자신들의 능력만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개는 숙이지 않았다. 개인 능력의 부족함을 아는 만큼 철저하게 조직적으로 대응할 뜻을 밝혔다. "전북 만의 특징이 있다"고 강조한 최 감독은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축구는 팀 운동인 만큼 조직적으로 잘 대응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형일도 "일대일로 막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뭉쳐서 막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강점은 서로에 대한 위치, 장·단점을 다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로 도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메리카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술적인 대응도 나올 전망이다. 파이브백으로 수비를 강하게 한 후 빠른 역습으로 대응하는 아메리카에 맞서 변형 스리백 포메이션을 준비했다. 평소 전북이 보여줄 수 있는 강함만을 강조하던 것과 사뭇 다르다. 무엇보다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으로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존재가 가장 무섭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