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너무 식상한 단어이지만 전북 현대와 클럽 아메리카(멕시코)가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복수를 달성해야만 가능하다. 복수는 필요 조건이다.
전북과 아메리카가 11일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스이타 시티 풋볼 스타디움에서 격돌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아시아축구연맹(AFC)과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의 자격으로 출전한 두 팀은 대회 출전을 넘어 4강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챔피언들의 대결인 만큼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전북과 아메리카 모두 상대에 대한 분석을 마쳤다고는 하지만 익숙한 팀이 아닌 만큼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변수가 1~2가지가 아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도 큰 변수 중 하나다.
하지만 전북과 아메리카가 공통으로 공유하는 것이 있다. 바로 복수다.
전북은 10년 전의 패배 되갚기에 도전한다. 지난 2006년 대회에 참가했던 전북은 이번 대회와 마찬가지로 준준결승에서 아메리카를 만났다. 야심차게 도전했던 전북은 아메리카에 0-1로 패배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에도 전북을 이끌었던 최강희 감독은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여전히 열세이지만 10년 전과 비교해 절대적인 전력이 크게 오른 만큼 해볼만 하다는 것이 전북의 생각이다. 최 감독은 "전북은 많은 발전을 했다. 강팀 자리에 올라섰다"며 "아메리카의 개인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조직적으로 잘 대응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메리카는 전북이 대표로 나선 아시아에 대한 복수를 꿈꾸고 있다. 아시아 대표 클럽에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 아메리카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만나 1-2로 패배했다.
멕시코 취재진의 첫 질문도 지난해의 패배에 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아메리카 리카르도 라 볼페 감독은 "복수가 중요하다. 지난해 대회에서의 복수를 해야 한다"면서 "멕시코의 축구를 증명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우리의 축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릴 준비가 됐다"고 답했다.
전북과 아메리카 모두 복수를 다짐하고 있지만 짜릿한 복수극은 단 하나만 완성될 수 있다. 전북의 10년 된 복수극이 성사될 것인지, 아시아를 향한 아메리카의 1년 된 복수극이 이루어질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