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귀환?’ 삼성화재, 숫자로 보는 박철우 효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11 06: 00

3G 평균 21득점-성공률 53.8% ‘출발 OK’
타이스 점유율↓, 운영의 묘 찾으면 더 강력
거의 2년의 공백이 걱정되기는 했지만 에이스의 이름값은 살아있었다. 삼성화재가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박철우(31·199㎝)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면 선두권 판도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화재는 박철우가 돌아온 뒤 치른 3경기에서 2승1패를 기록했다. 선두 대한항공과 2경기를 치러 1승1패로 균형을 맞췄고, 만만치 않은 기세를 자랑하던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일축했다. 패배를 당한 2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도 2세트를 따내 승점 1점을 건졌다. 아직 4위(승점 24점)이지만 선두 대한항공(승점 28점)과의 승점차는 4점에 불과하다. 본격적으로 순위 싸움에 발을 담근 모습이다.
V-리그 역대 득점 부문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박철우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를 거치며 팀의 토종 주포로 활약했다. 다만 공익근무로 2년의 시간을 보내 경기 체력과 실전 감각이 우려됐던 것이 사실. 삼성화재 관계자들도 내심 기대를 하면서도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정상 궤도로 올라올 것 같다”고 점쳤다. 하지만 박철우는 아직 정상이 아님에도 충분히 도드라질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숫자는 여러 가지를 증명하고 있다.
박철우는 복귀 후 64점을 올렸다. 세트당 4.92점 정도다. 올해 토종 득점 랭킹 1위인 문성민(현대캐피탈)의 세트당 득점이 4.75점이다. 감각이 완전치 않을 수밖에 없는 첫 3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공격 성공률도 53.8%다. 아주 좋은 성공률은 아니지만 세 경기 모두 50% 이상의 공격 성공률로 꾸준히 예열을 하고 있다.
박철우의 전임자였던 김명진과 비교하면 효과가 나타난다. 김명진의 세트당 득점은 2.45점, 공격 성공률은 47.2%였다. 박철우는 김명진에 비해 세트당 2배의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김명진의 공격 점유율은 14% 안팎이었지만 박철우는 경기마다 모두 26% 이상을 가져갔다. 10일 대한항공전에서는 34.85%의 점유율로 26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점유율이 너무 높아 체력 문제가 지적됐던 외국인 선수 타이스의 의존도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도 맞아 떨어졌다. 박철우가 가세하기 전까지 타이스의 공격 점유율은 53.7%에 이르렀다.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타이스가 때렸다는 의미다. 그러나 세 경기가 지난 지금 점유율은 51.9%로 떨어졌다. 2일 대한항공전의 점유율은 45.74%, 10일 대한항공전에서는 43.18%였다. 오픈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하나 더 늘었다는 점은 큰 이득이다. 또한 후위 공격 능력이 좋은 박철우의 존재감은 상대 블로킹의 시선도 분산시키고 있다.
서브에서도 세트당 0.3개, 블로킹에서도 세트당 0.3개를 기록하며 비교적 무난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박철우가 전위에 있을 때 상대 세터들이 레프트 공격수를 활용하는 움직임에 다소간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중앙 후위 공격의 빈도가 높아졌다. 반대로 삼성화재는 블로커들이 이를 간파하고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 팀 전체의 블로킹 수치가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배후 효과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남은 것은 조합이다. 경기 체력은 단순히 러닝머신에서 뛰는 것과는 다르다. 박철우는 아직 정상적인 경기 체력이라고 볼 수는 없다. 70~80% 정도라고 보면 된다. 경기 막판 타점의 저하폭이 전성기보다 좀 더 크다는 평가다. 결국 경기 초반부터 타이스와 박철우를 적절히 활용해 두 선수의 체력을 끝까지 유지시키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블로커들의 시선이 분산되는 만큼 중앙 공격수를 활용하는 묘안도 짜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팀의 사령탑인 유광우의 손끝에서 박철우 효과가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어쨌든 삼성화재가 회심의 카드 하나를 추가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몰빵 배구'의 오명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공격루트를 구축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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