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형 스리백과 적극성. 10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나서는 전북 현대의 키워드다.
전북이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 클럽 월드컵 준준결승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렸다. 전북은 9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J-그린 사카이 훈련장에서 사실상 최종 훈련을 소화했다. 경기 전날 공식 훈련이 있지만 선수들의 컨디션 점검에 초점을 맞추는 훈련인 만큼 이날 훈련이 아메리카전을 대비한 최종 훈련이라고 볼 수 있었다.
전북은 바닷가에 위치한 훈련장의 특성상 칼바람을 맞았지만 개의치 않고 훈련에 집중했다. 훈련 중간 소나기가 쏟아졌지만 누구도 당황하지 않고 1시간 30분여 동안 훈련에 매진했다. 몸풀기를 마친 전북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세트피스와 측면 공격 전개 훈련을 실시했다. 또한 골대 사이를 좁힌 후 11대11의 훈련을 진행해 실전 감각을 끌어 올렸다.
평소와 다른 점도 있었다. 11대11의 훈련에서 전북이 두 포메이션을 시험한 것. 전북은 훈련 초반 스리백 포메이션을, 후반에는 포백 포메이션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도 부인하지 않았다. 훈련을 마치고 만난 최 감독은 "변형 스리백이라고 할 수 있다. 아메리카가 스리백을 서면서 극단적인 역습을 펼치기도 한다. 마치 우리가 홈에서 경기를 하는 것 같은 모습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스리백에 대한 스리백 대응이 아니다. 아메리카의 역습이 날카로운 만큼 수비적인 부분에서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최 감독은 "아메리카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세우고 사실상 파이브백과 6명으로 견디고 4명으로 공격에 나선다. 우리가 수비적으로 나서지는 않겠지만, 그러나 포백을 쓰고 공격적으로 나서면 역습을 허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밝혔다.
최강희 감독은 에콰도르 미드필더 레나토 이바라와 콜롬비아 공격수 카를로스 퀸테로를 경계했다. 이바라와 퀸테로가 역습의 주측 멤버이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이바라와 퀸테로가 드리블과 스피드 모두 좋다. 최철순으로 경계를 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우리 스타일대로 무시하려고 했지만, 상대 수비가 공간을 안 주면서도 공격 차단 후의 역습이 빠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메리카전을 스리백으로 내내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 변화를 쉽게 줄 수 있다. 스리백으로 나설 신형민의 위치를 조금 앞으로 전진시키면 다시 포백으로 변화할 수 있다. 아메리카의 대응에 따라 전북도 변화할 수 있는 것. "경기 중에 바뀔 수도 있다"고 밝힌 최 감독은 "클럽 월드컵은 이겨야 하는 대회다. 상대에 맞춰서 수비만 할 수는 없다. 적극성이 필요하다. 상대에 대반 분석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가진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