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오디션의 시대와 작별을 고하다
OSEN 엄동진 기자
발행 2016.12.09 13: 21

엠넷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채널 중 하나다.
'쇼미더머니'가 그랬고, '프로듀스101'이 뒤를 이었다. 엠넷 PD들이 완성한 '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는 그 트렌디함의 결정체다.
그래서 성공 공식도 나왔다. 힙합, 걸그룹 등 트렌디한 음악과 엠넷의 자극적인 연출이 만났을 때는 백발백중 성공이었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엔 어떨까. 엠넷의 프로그램이 트렌디하지 못하고, 프로그램의 포맷 역시 참신하지 못하다면 결과는 뻔하다. 
그 뻔한 결과의 주인공이 이번에는 '슈퍼스타K'가 됐다. 
'슈퍼스타K'도 물론 트렌디할 때가 있었다. 허각과 존박이 맞붙었을 당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포맷이 참신했다. 이 바람이 2년여는 갔다. MBC '위대한 탄생', SBS 'K팝스타'같은 후발주자들도 이시기 태어났다. 
이후에는 음악으로 진정성을 흔들었다. 통기타 열풍도 불러 일으켰고, 옛 노래 다시 듣기, 다시 부르기 등 트렌드를 이끌었다. 이 전성기가 지나고 나서도 로이킴, 정준영 등 스타성 있는 가수들을 발굴하며 명맥은 이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더 이상 숨어있는 재능은 없어보였고, 노래 잘하는 재능이라고 해도 프로그램의 원 취지와 걸 맞는 스타 탄생은 힘들어보이는 재능뿐이었다.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낸 것이 이번 시즌이다. 떠들썩함은 없었다. 외국에 나가는건 둘째치고, 전국단위의 화려한 예선도 없었다. 다시 한 번 트렌디하기 위해 심사위원을 7명이나 쓰고, 포맷도 조금 손봤다. 하지만 큰 틀에서 '혁신'이나 '창조'는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애석하게도 스타성이 보이는 참가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지리산 소울' 김영근이 초반 대박을 치며 경쟁자들을 훌쩍 앞서나간 점도 프로그램을 맥 빠지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아쉽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슈퍼스타K'가 지금의 엠넷을 키운 효자라는 것도 잘 알지만, 그래도 끝은 있다. 
권불십년. '슈퍼스타K'도 햇수로 8년이 됐다. 아이돌 수명은 평균 5년이고, 7년이면 해체의 길로 들어서 ‘7년차 징크스’도 나왔다. 내려와야할 때 내려오지 않으면 결국은 마무리가 아름답지 못하다. 경쟁하던 MBC '위대한 탄생'은 벌써 3년 전에 막을 내렸고, 여전히 잘나가는 SBS 'K팝스타'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스스로 내려오기로 했다. 
엠넷도 이별하는 법을 배울 시간이다. / kjseven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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