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부산행' 좀비→'판도라' 방사능, 흥행까지 이어진 연결고리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2.09 11: 20

 원전 사고를 다룬 영화 ‘판도라’(감독 박정우)가 오늘 개봉하며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가운데, 올해 여름 천만 영화에 등극한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을 잇는 재난 블록버스터로서 흥행 바통을 이어받았다.
‘부산행’은 서울역에서 발생한 의문의 바이러스로 좀비가 된 사람들을 피해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기차 안에서도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아수라장이 된다. 살아남기 위한 사투가 시작된 것.
‘판도라’는 경상도 일대에 지진이 발생, 원전 사고가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방사능을 피해 최대한 멀리 달아나려는 사람과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목숨도 내던질 각오로 싸우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다. 보다 우리의 삶에 밀접하게 연관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만큼 큰 경각심을 준다. 언제부터 편의가 안전에 앞섰는지, 반드시 생각해봐야할 메시지도 분명 담고 있는 것.

사고가 발생한 원인을 살펴보면, 두 영화 모두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큰 재앙을 가지고 오는지를 꼬집고 있다. 좀비라는 희생양이 된 사람들과 방사능에 노출된 경상도 일대 주민들의 모습은 서로 오버랩 되며 더욱 서글프게 느껴진다.
국가 재난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컨트롤타워가 무너져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정부나 동요를 막겠다며 사고 사실을 은폐하려는 모습은 애석하게도 현실적이다. 게다가 현 시국과 맞아떨어지면서 공감을 사고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는 요소다.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만을 지키기 위해 달리던 주인공들이 보다 넓은 인간애를 발휘하는 모습은 판도라의 상자 속 희망처럼 위로로 다가오는 한편, 어쩌면 우리에겐 훌륭한 리더를 만나는 것보다 ‘판도라’ 속 재혁(김남길 분)처럼 영웅이 된 소시민을 만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걸 다시 깨우치게 하며 입맛을 씁쓸하게 한다.
현재 우리는 영화 속 원전 사고나 좀비 바이러스라는 시각적인 소재가 아니더라도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고통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현실과 영화의 연결고리에 공감한 관객들로 하여금, ‘판도라’는 비수기 평일 하루 만에 16만여 관객을 모으며 누적관객수 33만 7951명,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부산행', '판도라' 포스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