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저 같은 사례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
올 시즌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포수 용덕한(35)은 지난 7일 은퇴를 선언했다. 13시즌의 선수생활을 마치고 NC 코치로 새 출발을 한다. 선수로서 더 뛰고 싶었지만 FA 선언을 한 뒤 한계에 부딪혔다. 결국은 은퇴를 선택했다.
용덕한은 1군에서 13시즌 통산 65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6리 9홈런 74타점 106득점을 기록했다. 확실한 주전 포수는 아니었다. 수비형 포수로 뒤를 묵묵히 받쳤다. 두산-롯데-NC를 거치면서 포스트시즌도 경험했다. 올 시즌이 끝난 후에는 FA 자격을 얻었다. 당연한 권리를 행사했으나 구단과 상의 끝에 코치로 가닥을 잡았다.
용덕한은 OSEN과의 통화에서 “이제 막 계약을 해서 시작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실감이 안 난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로 더 뛰고 싶은 생각은 많았다. 그런데 구단의 운영 방침이 젊은 선수들 위주로 해보겠다는 이야기였다. 선수 연장을 하면 개인으로는 좋겠지만 구단이 난감할 수도 있다. 구단의 선택을 따랐다”고 덧붙였다.
용덕한은 선수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두 가지 장면을 꼽았다. 그는 “신인 때 1군에 올라와서 첫 경기를 했다. 첫 타석에서 첫 안타를 쳤고 두 번째 타석에선 첫 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 끝내기를 쳤는데, 그게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기록한 것이다. 또 마지막이기도 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라고 회상했다. 반면 아쉬운 점을 두고는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못 해서 아쉽다”고 답했다.
FA 신청에 대해 후회는 없다. 용덕한은 “FA 신청을 했든, 안 했든 생각은 똑같다. 물론 신청을 안 했으면 이적에 걸림돌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제도가 빨리 바뀌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용덕한은 FA 선언 후 계약에 실패한 다섯 번째 선수가 됐다. 용덕한은 “그런 선수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 그게 좋은 것이다. 제도가 바뀌어서 대형이 아닌 선수들도 팀을 자유롭게 옮기고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다행히 FA 보상 제도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확한 규정이 생기면 용덕한과 같은 사례는 줄어들 수 있다. 용덕한은 “준척급 선수들을 날짜를 다 채워도 신청을 못하는 선수가 많다. FA 자격을 갖추고도 상실감이 드는 것 같다”면서 “(계약이)됐든, 안 됐든 제 선택이니까 후회는 전혀 없다. 단지 제도가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다. 다행히 기사화도 되고 선수협도 활발히 움직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코치로 새 출발이다. 용덕한의 코치로서의 지향점은 무엇일까. 그는 “선수를 납득시키는 부분은 어렵지만 쉬울 수도 있다.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선수마다 맞는 운동 방법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에 맞게끔 지도해보고 싶다”면서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기본적인 틀을 지키면서 선수에 맞는 운동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지도자로 변신하고 있는 용덕한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