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챔피언'은 잠시 잊자. 이제는 철저하게 '도전자'의 입장이다.
전북 현대가 10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무대에 발을 내딛는다.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라 클럽 월드컵에 출전했던 전북은 올해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창단 후 두 번째 클럽 월드컵에 출전하게 됐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한 전북은 준준결승전에 직행했다. 첫 상대는 멕시코의 강호 클럽 아메리카다. 전북은 오는 11일 일본 스이타시에서 클럽 아메리카와 준결승행을 다툰다. 승리한 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과 격돌한다.
준결승전에서 기다리는 레알 마드리드와 대결은 선수들과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와 대결은 아메리카를 꺾어야 가능하다. 아메리카는 결코 약체가 아니다. 도박 업체의 우승 배당이 전북의 1/2 수준으로, 객관적인 전력은 전북보다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아메리카는 북중미 축구의 강호 멕시코(FIFA 랭킹 18위)는 물론 북중미 최고의 클럽이다. 멕시코 리그 최다 우승 기록과 멕시코 클럽 중 유일하게 2부리그 강등 경험이 없다. 또한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기도 하다.
여러 면에서 열세로 평가 받는 전북이다. 그러나 기가 죽을 필요는 없다. 전북은 엄청난 자금력으로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한 중국과 중동 클럽들을 모두 이긴 아시아의 강호다. 다만 이제는 챔피언이 아니라 도전자 입장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되새길 필요는 있다.
도전자가 나쁜 것은 아니다. 전북은 잃을 것이 없다. 반면 아메리카는 다르다. 10년 전 전북과 클럽 월드컵 준준결승 대결에서 1-0으로 이긴 만큼 이번 대결에서도 지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지켜야 하는 만큼 부담감이 다르다. 아메리카와 달리 전북은 마음이 가볍다. 이제 10년 전의 패배를 복수하는데 집중하면 된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