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온유·키 잘 돼 기뻐..팀 샤이니에도 좋은 영향" [인터뷰③]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2.11 08: 50

 올해는 그룹 샤이니에게 개개인 멤버들의 매력을 보여준 한 해가 됐다. 특히 온유와 키가 드라마를 통해 성큼 ‘연기돌’로 성장하면서 다재다능한 능력을 입증했다. 그룹 내에서 연기돌의 포문은 최민호가 열었다. 그는 지난 2012년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로 첫 지상파 주연을 맡으며 가수로서는 물론 배우로서도 연기경력을 쌓아온 지 벌써 5년차다.
최민호는 영화 ‘두 남자’(감독 이성태)를 통해 첫 스크린 주연으로 나섰다. 영화 속에서는 돌봐주는 어른이 아무도 없는 가출청소년이지만, 실제로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온 ‘바른 청년’이 딱 최민호를 설명하는 말. 하지만 그 역시 고민과 슬럼프를 겪으며 지금의 단단한 모습을 완성해온 바다. 열아홉 어린 나이에 샤이니라는 그룹으로 데뷔했던 최민호는 쏟아지는 팬 사랑의 무게가 하나하나 얼마나 무거운지, 개인으로 활동하면서 샤이니라는 팀이 주는 힘이 얼마나 큰지 여실히 느끼고 있었다.
다음은 최민호와 나눈 일문일답.

-샤이니 온유에 이어 키도 연기돌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멤버들끼리 좋은 자극이 되나.
▲샤이니라는 팀도 개인으로서 활동했을 때 플러스가 되는 거지 않나. 개인이 잘되면 팀이 잘 되고 팀이 잘되면 개인이 잘된다고 생각한다. 멤버들이 혼자 활동했을 때 안 좋은 평가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돌아왔을 땐 저희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플러스가 되니까 멤버들이 제일 기뻐했다.
-키가 한 방송에 나와 했던 ‘난 백조 사이 닭이었다’는 말을 들었는가.
▲10년을 넘게 보니까 우리는 가족이다. 사실 가족이 감동스러운 말을 했는데 ‘너 감동이었어’라고 말하기엔 오글거리지 않나. 그래서 놀렸다. ‘너 닭이냐’고 하거나 키가 집에 들어오면 ‘어, 닭왔다’라고. 그 정도의 사이가 됐기 때문에 오글거리는 멘트는 사실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멘트 하면 질색한다. 멤버들이 어떤 프로그램에 나가고 혼자 앨범을 내고 했을 때 저희는 잘 되든 안 되든 다 감싸줄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팀이라는 게 좋은 것 같다. 잘 됐을 때도 안 됐을 때도 박수쳐줄 수 있는 응원이 큰 힘이다.
-VIP 시사회에 온 샤이니 온유의 반응은 어땠나.
▲멤버들을 다 초대하고 싶었는데 해외 일정이 있었다. 그래도 한 명은 와야 할 것 같아서 온유 형한테 개인적으로 부탁했다. 스케줄이 딱 맞아서 형이 왔는데 보고 놀라더라. 영화 끝나고 나서 ‘형 잘 봤어?’라고 물었는데 저를 보는 눈빛이 다르더라. ‘민호야, 진짜 놀랐어. 자랑스럽다. 형이 너한테 잘해야 할 것 같아.’고 장난으로 이야기했는데, 고생했다고 잘했다고 찍느라 힘들었겠다고 그런 이야기도 해주면서 잘했다고 하는 게 진심으로 느껴졌다. 와줘서도 고마운데 잘 봐줘서 온유 형한테 사실 더 고마웠다.
-가출청소년 진일 역을 통해 엇나가고 싶은 욕망을 분출했나.
▲참 웃긴 건데 일탈에 대한 욕망은 없었다. 대리만족이라기보다는 그냥 제가 이 캐릭터를 하면 어떨지가 궁금했다. 어렸을 때 가출했던 적도 없었고 바른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온 터라 연기로는 다른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던 건 있었다. 내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지, 관객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궁금했다. 사실 일탈은 일탈인 것 같다. 이 캐릭터를 만난 게 말이다. 진일이라는 캐릭터가 인생의 일탈 중에 가장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춘기 시절 가장 큰 일탈이 뭐였나.
▲남들이 들으면 그게 왜 일탈이냐는 소리를 들은 건 있다. 혼자서 여행가고 저는 일탈이라고 생각했다. (아무에게도 이야기 안 하고?) 혹시나 사고 같은 게 날까봐 매니저 형 한 명한테만 이야기했다. (그게 일탈인가?) 엄마한테도 말 안 했는데… 그게 최고의 일탈이었다. 혼자 재밌었다. 캐리어 안 나와서 전전긍긍한 기억이 남는다. 제 꺼만 안 나오는 거다. 잘 안 되는 영어로 경찰 아저씨한테 캐리어 안 나온다고 말해도 봤는데 그냥 기다리라고 하더라. 나중에 캐리어를 찾았을 때 행복함이란! 사실 캐리어 안 나올 때 ‘내가 왜 여행을 왔지?’라고 생각하긴 했다. (팬들이 알아봤을텐데?) 현지 팬분들은 아니겠지 싶어서 가시고, 교포분들은 ‘맞아요?’라고 물어보셨는데 ‘닮았다는 소리 많이 들어요’라고 하면 그냥 넘어가셨다.
-언제가 슬럼프였나.
▲데뷔하고 2~3년이 슬럼프였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 가수로서 데뷔하고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달았을 때 ‘내가 이걸 해도 되나’, ‘내가 이런 큰 사랑을 받아도 되나’, ‘나는 아직 부족하고 먼 것 같은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날 좋아해주는 것 아닌가’라는 혼란이 왔던 적도 있었다. 지금은 워낙 후배들이 데뷔했을 때부터 거의 완벽하게 데뷔하지 않나. 저는 솔직히 데뷔했을 때 저 스스로 불완전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회사에도 얘기했다. ‘제가 데뷔해도 되나요?’라고. 오히려 회사는 서툰 모습을 좋아하셨지만, 제 스스로 그게 싫었다. 노래를 춤도 미친 듯이 잘하는 것도 아니고 무대에서도 어색하고, 이게 맞나 생각했지만 저에겐 이게 직업인 거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생각에만 빠져있었다. 경험은 무시 못 한다고 그런 시기가 있었기에 다시 저에게 값지게 돌아왔던 것 같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뚜렷하게 없지만 제 나이 또래 연기는 많이 하고 싶다. 선배님들이 그 나이 또래에 할 수 있는 게 있는데 그걸 못해서 아쉽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저도 같은 생각인데 지금 아니면 못할 것들을 많이 하고 싶다. 군대 다녀오고 서른 살이 넘어서 제가 지금보다 늙었을 때 교복 입고 학생 역할하면 제 모습이 웃기고 안 어울릴 거 아니냐. 그건 아무리 연기를 잘하고 완벽한 사람도 그럴 거다. 어떤 역할이든 비중이 크든 작든 많이 남겨두고 싶다.
-연기자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목표라기보다는 지금은 다양한 작품 하면서 경험을 쌓고 싶다. 나중엔 당연히 잘나가는 선배님들 사이에 끼고 싶은 것이 목표다. 제가 원래 성격 자체가 긍정적인 편이다. 욕먹어도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인데, 많은 분들에게 저를 보셨을 때 긍정적인 기운을 받아가셨으면 좋겠다. 그런 에너지를 뿜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은 것이 목표다.
-‘두 남자’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제 인생에 있어서 제가 알지 못했던 점을 스스로 찾게 돼서 너무 고마운 작품이다. 덕분에 저도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됐다. / besodam@osen.co.kr
[사진] 엠씨엠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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