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to 후배아이돌 "연기 가볍게 생각하면 반대하고파" [인터뷰②]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2.11 08: 50

아이돌 9년차, 연기돌 5년차. 그리 많지 않은 나이이지만 경력은 벌써 중견급 아이돌이다. 그룹 샤이니의 멤버이자 배우 최민호가 연기돌 편견을 결국 이겨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후배 연기돌에게 진심 어린 한 마디를 전했다.
최민호는 지난 달 30일 첫 스크린 주연작인 영화 ‘두 남자’(감독 이성태)를 세상에 내놓았다. 분명 앞서 보여줬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이는 드라마와 영화의 차이가 아니다. 반짝반짝거리던 아이돌 비주얼 멤버의 얼굴은 완전히 지우고 스크린 안에서는 오로지 작품 속 캐릭터로만 살았다. 작품을 보고 만난 최민호는 더욱 단단해지고, 속이 꽉 찬 모습이었다.
지난 2012년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통해 최민호는 첫 지상파 주연으로 나섰다. SM엔터테인먼트라는 탄탄한 회사, 샤이니라는 인기 많은 그룹의 후광 덕분이라는 좋지 않은 시선이 있었던 것이 사실. 여기에 연기에 대한 평가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최민호는 이런 시선을 이겨내기까지의 고민과 노력을 진솔하게 전했다.

“그 전에는 사실 욕먹어도 쌀 정도의 연기를 했던 것 같다. 당시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고 최선을 다했고 또 제가 봤을 때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흑역사는 아니지만 가장 아쉬운 작품이 ‘아름다운 그대에게’다. 조금 더 제 자신을 알고 연기를 했다면 좋았을 텐데 제가 극을 망친 느낌이 들어서 아쉬운 거다. 그래도 그런 경험을 통해서 제가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때는 귀도 막고 앞가리개를 끼고 제가 잘해야 한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첫 주연이었고 끌고 나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주위를 둘러봤어야 했는데, 주연이라는 타이틀이 자기 연기뿐만 아니라 전체 극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전체를 포용해야하니까 신경을 써야 하지 않나. 저는 너무 제 꺼만 하니까 혼자 튀게 되는 느낌이었다. 저한테는 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됐고 약이 됐다.”
어딜가도 소녀팬들을 몰고 다니는 사랑을 받고 있는 위치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직시하기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자신의 연기를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스스로 혹독하게 단련시킨 최민호의 멘탈은 더욱 박수 받아야한다.
“선배님들이 연기를 잘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부터 파고들었던 것 같다. 제가 했던 연기도 하나하나 곱씹어보면서 복습을 다시 하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선배님들과 내 연기는 뭐가 다르지?’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가면서 보다보니까 100% 해답은 아닌데 어느 정도 몇 가지 해답이 나왔던 것 같다. 문제점도 스스로 알게 되고 보완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바뀌었던 것 같다.”
그렇게 최민호가 작품 속에서 발견한 모습은 ‘샤이니 민호’의 모습이었다는 설명. 인간 최민호의 얼굴을 드러내는 방법을 찾아가면서 그는 확실히 달라졌다. 그럼에도 최민호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어떤 산이 기다리고 있을지 두려움보다는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당연히 사람은 누구나 승부욕이 있다고 생각이 든다. 자기가 하는 분야에 있어서 최고가 되고 싶은 욕망은 모든 사람들에게 있는 것 같다. 저도 똑같은 사람으로서 욕심도 있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생각했고 어떤 게 문제점일까 생각했을 때 공감되는 걸 많이 못했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아이돌로 데뷔했고 무대에 서는 사람으로서 트레이닝을 받아왔다. 말 그대로 인간 최민호의 모습으로 연기했어야 했는데 샤이니 민호의 모습으로 연기해서 공감을 못 샀던 것 같다.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고 혼자 다르게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연기돌 계보로 보면 최민호는 초반 열풍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동시에 지금보다 연기돌 편견이 강했던 터라 더욱 큰 벽에 맞서 싸워야 했다. 연기돌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는 자기자신에게 과거에 했을 고민이 꾹꾹 눌러 담겨 있었다.
“지금도 굉장히 많은 친구들이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저는 일찍 시작한 편이다. 정말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고 저를 써주시고 같이 호흡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많이 느끼고 있다. 요즘에는 잘하는 친구들의 호평이 있어 연기돌에 대한 편견이 좋은 시선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에 긍정적이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라면, 만약 가볍게 ‘내가 인기가 있어서 역에 캐스팅 됐어’라는 마음이 아니라 진지한 자세로 연기에 임하고 있다면 오케이다. 가볍게 생각한다면 반대하고 싶다. 진정성을 가지고 하되 우려와 편견들을 스스로 깨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잘해내고 자신감이 있다면 기대와 응원으로 바뀔 것 같다. 자기가 잘해야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력으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고 그에 앞서 진정성을 가지고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엠씨엠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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