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가출청소년 役..SM 반대 예상했는데 적극 응원" [인터뷰①]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12.11 08: 50

 그룹 샤이니 멤버 겸 배우 최민호가 가출청소년 역에 도전, 획기적인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지금까지 비주얼 멤버로서 ‘꽃미남’ 캐릭터로 살았더라면 이번에는 제대로 반항 캐릭터를 만났다. 어떻게 보면 극중 가출청소년처럼 최민호의 인생사에 가장 큰 일탈인 셈이다.
최민호는 영화 ‘두 남자’(감독 이성태)에서 가출청소년 패밀리의 리더 진일 역을 맡았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 가영(다은 분)을 지키기 위해 불법 노래방 업주 형석(마동석 분)과 맞서 끝까지 가는 질긴 악연을 보여준다.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최민호는 피우지 않던 담배도 배웠다가 끊고, 본 적 없는 반항기 어린 눈빛을 장착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연기에 대한 건강한 욕심으로 가득찬 배우 최민호로서 당당한 발자국을 남겼다.
다음은 최민호와 나눈 일문일답.

-영화를 선보이는 소감이 어떤가.
▲안 믿기고 떨리고 어떻게 봐주실까 궁금하기도 하다. 영화관 큰 스크린에서 제 얼굴이 많이 나오니까, 어렸을 때부터 꿈이 이뤄진 듯한 느낌도 들었다. 상영한다는 것 자체가 ‘내 영화가 이렇게 상영을 하는구나’하고 안 믿기는 게 있다.
-첫 주연작이라서 더욱 남다르게 다가오는 건가.
▲그런 점도 있고, 추운 날씨에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많이 고생했다. 준비 과정부터 많은 걸 준비하고 들어갔고 촬영하면서도 저와 많이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까 저 스스로에게 기대감도 많이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제가 연기한 것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할 따름이다.
-지금까지와 다른 ‘가출청소년’ 역할인데 어떤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준비했나.
▲아무래도 역할 자체가 자극적이고 보통의 친구는 아니지 않나. 제가 어렸을 때 경험하지 못한 것들인데 어떻게 하면 많은 분들이 보셨을 때 공감하실 수 있고 감싸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까 감독님과 상의했고, 연구도 많이 했다. 캐릭터에 가까워지려고 평상시에 밥 먹는 것부터 행동 하나하나까지 이 캐릭터라면 어떻게 하려고 했을지 생각했다.
-워낙 소년팬이 많은 아이돌이다. 가출청소년 역할을 하는 것 자체가 본인에게 도전이 됐을 텐데 부담감은 없나.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든 생각이 너무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제가 진일이를 표현하면 어떨지 궁금했다. 두 번째는 걱정이 많이 됐다. 팬들 뿐만 아니라 대중이 갖고 있던 제 이미지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새로운 모습을 어떻게 접근해야할까 고민했고 최대한 저의 모습처럼 보이려고 노력했다. 저와 많은 분들이 우려했던 걸 기대감으로 바꾸고 싶었던 것이 제 목표였다.
-회사의 반대는 없었나?
▲사실 조금 걱정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하고 싶은데 회사에서 반대하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누가 봐도 저와의 이미지가 아닌 캐릭터였고, 폭력적인 부분이 있고 가출청소년이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보면 청소년들의 안 좋은 모습을 담고 있는 건데 어린 친구들에게 미화되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다. 회사에서 반대할 줄 알고 만약 반대하면 떼써야지 했는데 오히려 회사에서는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힘을 더 많이 얻었던 것 같다. 이런 측면에서 응원해주는구나 놀랐다. 이미 회사를 조를 계획을 에이(A)부터 디(D)까지 다 준비해놨는데 바로 오케이 해주셨다. 대신 이왕 하는 거 정말 잘하라고 하셨다.
-우려와 달리 언론시사가 끝나고 호평이 많았다.
▲솔직하게 언론시사가 끝나고 나서 기사를 찾아보는데 기사 잘못 나온 거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칭찬을 해주셨더라. 제가 봤을 땐 아직 부족한데 좋게 써주셔서 감사했다. 좋은 평가가 있으면 안 좋은 평가도 있을 법한데 사실 제가 잘 못 읽은 줄 알고 ‘한글을 잘 못 읽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얼떨떨했다. 기분이 굉장히 묘했고 새로운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안 하는 흡연까지 굳이 한 이유가 있었나.
▲사실 처음엔 안 하려고 했다. 원래 담배를 안 피워서 감독님께 빼주실 수 있냐고 말씀드렸고 흔쾌히 그러라고 하시더라. 그런데 대본을 볼 때마다 눈에 밟혔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아이템이자 옵션이지 않나. 고민하다가 어느 시점에 해야겠다는 느낌이 와서 과감히 도전하게 됐다. 피울 때마다 생각했다. 이건 내가 피는 게 아니라 진일이가 피우는 거라고. 물론 지금은 끊었는데, 왜 끊기 힘들다고 하는지 알게 됐다. 중독이 되니까 정말 끊기 힘들었다. 사실 촬영이 다 끝날 때쯤에 금연을 포기했는데, 스스로한 약속도 못 끊는 나약한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 바로 끊게 되더라.
-마동석과의 애증의 브로맨스가 돋보였는데 호흡은 어땠나.
▲원래 (마)동석 형님을 사석에서 알고 지내다가 작품으로는 처음 함께 하게 됐다. 들어가기 전부터 저한테 도움 될 수 있는 건 최대한 많이 주셨다. 액션뿐만 아니라 연기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선배님께 밀릴 수밖에 없지 않나. 작품 수만 비교해도 몇 배 이상 차이 나고, 선배님은 몸으로 부딪쳐서 지금 자리로 올라오신 건데. 어떻게 보면 텔레비전에서 맛집의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면 다 업계 비밀이라고 하지 않나. 형님도 갖고 계신 노하우를 편히 제가 잘 알 수 있게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극 안에서는 밀리면 안 되니까 어떻게 채울 수 있을지 스스로 질문을 많이 던지고 고민도 많이 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엠씨엠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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