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한끼줍쇼' 문전박대 이경규·강호동, 밥 먹기 힘드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12.08 06: 50

방송인 이경규와 강호동이 청담동 주민들에게 문전박대를 당했다. 미리 연락을 하지 않고 간데다 약속을 잡은 게 아니 때문이다. 두 남자는 시간을 내줄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에 상처를 받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저녁 한 끼를 대접받았다.
7일 방송된 JTBC 예능 ‘한끼줍쇼’에서 이경규와 강호동은 방송 사상 가장 힘들고 굴욕적인 하루를 보냈다.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인데, 가는 곳마다 “다음에 오라”고 거절하는가 하면 심지어 “강호동이 누군데요?”라는 인지도 굴욕을 당했다. 정말이지 지켜보는 시청자까지 민망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대저택과 고급 빌라들이 많은 골목길을 오랜 시간 맴돌며 한 끼를 함께 할 집을 물색했다. 오후 7시 20분이 될 때까지 이들에게 들어와서 한 끼 먹자는 주민들은 없었다. 귓가에 “네?” “그런데요? ”아닙니다” 등 날카로운 말투가 오래도록 맴돌았다.

이날 결국 두 사람에게 문을 열어준 사람은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30대 독거남.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에게 레슨을 해주기 위해 본가에서 나와 청담동 반지하에 살게 됐다는 그는 꽤나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 어머니가 직접 담갔다는 김치와 쌀밥을 기꺼이 내주며 이경규-강호동에게 살뜰히 대접했다.
비록 세 사람은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게 됐지만 고급 호텔의 만찬 부럽지 않은 저녁 식사를 즐겼다. 사실 어느 날 갑자기 스타랍시고 찾아와 “밥 한 끼 주세요”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대문을 열어주기 쉽지 않다. 문전박대한 사람들을 못되고 냉정한 사람들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한끼줍쇼’의 취지는 제목대로 배고픈데 밥 좀 달라는 게 아니다. 밥은 명목상 도구일 뿐이고, 결국 밥 한 끼 먹으며 인연을 맺자는 이야기다. 고달프고 살기 팍팍한 요즘 같은 시대에, 잠깐이라도 마음을 터놓고 얘기 나누며 시름을 잊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다.
이경규와 강호동의 ‘한끼줍쇼’는 그동안 선보였던 예능의 감성과는 다른 경쾌한 매력을 담고 있다. 두 남자의 형제 케미스트리도 좋을 뿐만 아니라 바빠서 밥 한 끼 해 먹기조차 쉽지 않은 사람들에게 따스한 기운을 전달한다./ purplish@osen.co.kr
[사진] ‘한끼줍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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