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이런 복덩이가 굴러들어왔을까. 넥센팬들은 ‘신인왕’ 신재영(27, 넥센)만 생각하면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질 것이다.
2016년은 신재영의 해였다. 개막하기 전만 해도 선발투수가 될 것은 꿈도 꾸지 않았던 그다. 하지만 신재영은 지난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5승 7패, 99탈삼진, 21볼넷, 73자책점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하며 당당히 신인왕에 올랐다. 신재영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비시즌에도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는 신재영을 만나고 왔다.
OSEN: 요즘 어떻게 지내요? 인터뷰를 정말 많이 했다고 들었어요. (신재영의 인터뷰는 신청 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겨우 성사됐다. 그 동안 이미 여러 언론사에서 신재영을 만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상황이었다.)
신재영: (인터뷰를) 꾀 했죠. 오전에 운동하면 1시에 항상 인터뷰를 했어요. 한 10군데 넘게 많이 했던 것 같아요.
OSEN: 고교시절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단국대에 진학했잖아요? 아쉬움은 없었나요? 2007년 한화 1차 지명 후보였는데 대전고 동기 박상규가 지명이 됐어요.
신재영: 아쉽긴 했죠. 그래도 저보다 (박)상규가 장래성도 있고 힘이 좋았어요.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죠. (프로에) 갈 사람은 가는 거니까요. 전 대학으로 진학하면 되니까 크게 (기분이 나쁘고) 그런 것은 없었어요.
OSEN: NC에 지명된 뒤 어깨가 안 좋아서 구속이 안 나왔다고 들었어요.
신재영: 어깨가 안 좋지는 않았어요. 대학 때 많이 던졌죠. 프로처럼 관리를 잘하고 그러면 (구속이) 유지가 됐을 거예요. 대학은 트레이너도 없었고, 관리하는 법도 몰랐죠. 그게 축적이 돼서 안 좋아졌어요. 그때는 시속 140km대 중반은 넘었어요.
OSEN: 이장석 대표와 스카우트는 어떤 점을 좋게 봐서 넥센에 영입했을까요?
신재영: 아마 때 대학 때 보셨을 거예요. 컨트롤이 나쁜 투수는 아니었거든요. 그런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OSEN: 데뷔전 때 이야기를 좀 해보죠. 한화를 상대로 초반에 집중타를 맞았잖아요?
신재영: 강판 당할 거 같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불안했죠. 처음이다보니 떨리기도 많이 떨렸죠. 불안했어요. 코치님들이나 야수 선배들이 괜찮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 때부터 조금씩 좋아졌죠. 긴장을 덜었어요.
OSEN: 만약 그 때 일찍 강판됐더라면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신재영: 그러면 아마 힘들었겠죠. 지금의 저는 없죠. 그래도 잘 버텨서 여기까지 왔어요.
OSEN: 구종이 직구와 슬라이더 두 개잖아요? 투피치 투구가 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신재영: 타자들이 자기가 이번에 직구를 노렸다고 다 안타를 치는 게 아니거든요. (타자들이) 노린다고 잡생각하기보다는 그냥 제 공을 열심히 던졌어요. 그래서 범타도 나오죠. 제구력에 더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아무리 노려도 쳐도 제구가 잘 된 공은 치기 힘드니까요.
OSEN: 제구력에 정말 자신이 있나 봐요?
신재영: 제구력에 자신 있는 게 아니라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사실 완벽하게 뛰어난 제구력은 아니에요. 근사치에 던질 줄 아는 투수인거죠. 커맨드가 좋은 투수로 발전하고 싶어요.
OSEN: 아무래도 구종 늘리기가 필수과제인데,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잖아요?
신재영: 어렵겠지만 필수로 필요하죠. 노력해서 100%은 아니더라도 80%는 만들고 싶어요. 떨어지는 체인지업이나 포크볼 연습을 해야죠. 체인지업은 120km/h대 초반, 직구는 130km/h대 중반이 나와요. 직구 던질 때와 팔 스윙이나 회전속도를 똑같이 유지하려고 하죠. (속도변화가) 그 정도는 나야 타자들도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뺏겨요.
OSEN: 2014~15년, 2군에서 뛸 때 평균자책점이 4~5점대였어요. 2015년은 5.74이었죠. 그런데 올해 1군에서 3.90으로 전체 7위 였어요. 2군 타자들이 더 잘 친 셈인가요?
신재영: 제 생각에 경찰청 야구단에서 방어율 5점대면 나쁘지 않은 투구에요. ㅎㅎ 야구장이 워낙 작거든요. 외야 플라이로 아웃될 볼이 (담장을) 넘어가서 당황을 많이 했죠. 청주구장보다 훨씬 더 작을 거예요.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죠.
OSEN: 지난 시즌 전반기에 10승 3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했어요. 후반기에는 5승 4패 평균자책점 4.72로 성적이 떨어졌어요. 체력문제인가요?
신재영: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많이 던진 것 같아요. 체력이 떨어졌죠. 나중에 관리를 잘해서 무난하게 시즌을 마칠 수 있었어요.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돔=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2편에서는 신재영의 비밀무기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메일로 신.재.영 삼행시를 보내주신 분 중 추첨을 통해 신재영 사인볼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