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로 복귀한 에릭 테임즈(밀워키)가 전 소속팀 NC 다이노스에 마지막 선물을 남길까.
2016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은 떠난 이들과 남은 자들의 대결 구도다. KBO가 발표한 1루수 후보 기준은 수비 출전 96경기 이상, 규정 타석을 채우고 타율 3할1푼 이상이다. 이 기준에 4명만이 통과했다. 지금은 소속팀과 결별한 테임즈(전 NC), 필(전 KIA)와 오재일(두산), 구자욱(삼성)이다.
성적을 보면 테임즈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테임즈는 시즌 막판 음주 운전으로 도덕적인 비난을 받았지만, 성적에선 다른 후보들에 비해 압도적이다.
테임즈는 123경기에서 타율 0.321 40홈런 121타점 OPS 1.106을 기록했다. 홈런 공동 1위, 장타율 1위, 득점 공동 2위, 타점 4위, 출루율 6위 등 타격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다른 선수들도 선전했지만 테임즈 앞에서는 부족하다. 필은 132경기 타율 0.313 20홈런 86타점 OPS 0.868을 기록했다. 오재일이 105경기 타율 0.316 27홈런 92타점 OPS 1.003, 구자욱은 108경기 타율 0.343 14홈런 77타점 OPS 0.967이다.
수비 성적에서도 테임즈는 수비율 0.995 실책 4개로 가장 뛰어났다. 오재일과 구자욱이 수비율 0.992로 같고, 실책 숫자도 7개로 동일하다. 필이 수비율 0.987로 가장 낮고, 실책은 1루수 중에서 최다인 13개를 기록했다.
테임즈는 시즌 종료 후 밀워키 브루어스와 3년간 15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한국에서 3년간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메이저리그 복귀라는 더 큰 결과물을 얻었다. 테임즈는 떠났지만, NC에 골든글러브 수상 기록을 남길 전망이다.
오재일과 구자욱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지만, 테임즈 벽을 넘기에는 무리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했던 구자욱은 2년차 징크스가 무색했다. 허리 부상으로 한 달 가량 빠진 것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타율 0.343으로 삼성 공격을 이끌었다. 짧은 시간에 삼성의 주축 타자로 성장했다.
오재일은 드디어 유망주 껍질을 깨고 장타자 파워를 드러냈다. 1루수 주전을 꿰찬 그는 3할 타율과 함께 27홈런을 기록했다. 김재환과 함께 홈런포를 가동해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오재일과 구자욱의 2위 득표 싸움을 구경하는 것이 소소한 재미를 줄 것 같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