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리빌딩' SK텔레콤-KT, 2017시즌 통신사 라이벌 격돌 예고
OSEN 신연재 기자
발행 2016.12.06 11: 08

 2016시즌의 마지막 팀 단위 리그인 KeSPA컵 종료 후 시작된 스토브 리그. 시작과 동시에 많은 게임단들이 다수의 선수들과 결별을 택하면서 팬들은 하루하루 쏟아지는 이별 소식에 놀라움과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세번째 롤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린 SK텔레콤은 ‘푸만두’ 이정현 코치(25), ‘벵기’ 배성웅(23), ‘듀크’ 이호성(22)과 작별 인사를 했고, 2016 LCK 서머 시즌서 2년 만의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던 ROX는 선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 전원과 계약을 종료해 충격을 안겼다. KT 역시 많게는 4년을 함께한 ‘썸데이’ 김찬호(20), ‘애로우’ 노동현(22), ‘하차니’ 하승찬(22), ‘플라이’ 송용준(20) 등 ‘스코어’ 고동빈(23)을 제외한 주전 멤버 모두를 떠나 보냈다.
LCK 3강이라 불리며 준수한 성적을 내왔던 팀들이 대규모 리빌딩에 돌입하자 팬들은 자연스레 과연 얼마나 더 강한 선수가 그 빈자리를 메울 것이냐에 주목했다. 특히, 전원 계약 종료로 2015시즌의 신(新)삼성과 같은 행보를 걷게 된 ROX보다도 SK텔레콤과 KT 쪽으로 큰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역시 SK텔레콤, 역시 KT였다.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통신사 더비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온 양 팀은 경쟁이라도 하듯 새롭게 합류하는 대어급 선수들을 하나 둘씩 공개하며 이른바 ‘슈퍼팀’을 완성해갔다.
가장 먼저 물꼬를 튼 쪽은 KT였다. KT는 11월 29일, 2016시즌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떠오르며 롤드컵 파워 랭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스멥’ 송경호(21, 전 ROX)라는 걸출한 탑 라이너와 2014시즌 SK텔레콤을 집어삼킨 구 삼성왕조의 미드 라이너였던 ‘폰’ 허원석(19, 전 EDG)을 영입했다.
이어 KT는 1일 오전 10시 30분경, ‘데프트’ 김혁규(20, 전 EDG)의 합류 소식을 전했다. 김혁규 또한 삼성 소속이었던 2014년도부터 EDG에서 활약한 2015년, 2016년까지 3년 연속 롤드컵에 출전한 명실상부 최상위권 원거리딜러로, 서폿 공석만을 남겨둔 KT가 영원한 천적(단일팀 이후 상대전적 9승 23패)이자 라이벌인 SK텔레콤을 넘어설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영입이었다.
그러자 약 30분 뒤, 곧바로 SK텔레콤도 한 수를 내밀었다. 만 18세라는 어린 나이에 2016시즌 LCK 최고 정글러로 우뚝 선 ‘피넛’ 한왕호(전 ROX)의 입단 소식을 알린 것. 이 소식은 ‘더 정글’을 잃은 SK텔레콤 팬들의 마음을 완전히 녹임과 동시에 팀의 전력 가치를 엄청나게 끌어올렸다. 2016시즌 내내 SK텔레콤의 불안 요소로 작용하던 정글 자리에 최고가 평가 받던 정글러가 들어왔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게다가 ‘페이커’ 이상혁(20)과 한왕호가 한 팀의 미드-정글로 함께 뛰는 그림은 상상만으로도 전율이 일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은 다음 날은 2일 오전, 탑라이너 ‘후니’ 허승훈(19, 전 임모탈스)의 입단과 KeSPA컵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신예 ‘프로핏’ 김준형(21)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허승훈이 지난 2년간 해외 리그에서 보여준 지나친 공격성이나 탱킹류 챔피언을 등한시하는 모습 등에서 불안함이 느껴진다는 평도 있으나, SK텔레콤 코치진의 역량과 허승훈의 잠재력이 가져올 시너지를 기대하는 의견이 대다수다. 더불어 큰 무대나 국제 무대 경험이 많고, 나이가 어리고,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찾다 보면 허승훈이 가장 적합한 선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이렇게 이적 전쟁을 마감했다.
3일 뒤인 5일 오후, KT도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스토브 리그 시작과 동시에 팬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김혁규의 영입 후에는 거의 확실시 여겨지던 ‘마타’ 조세형(22, 전 RNG)이 마지막 조각이었다. 대표적인 천재형 플레이어 조세형은 구 삼성 왕조의 최고 전력이었다. 당시 조세형은 서포터의 기본 소양으로 꼽히는 적 스펠이나 궁극기의 재사용 대기시간 체크, 시야 장악, 로밍, 이니시에이팅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오더부터 팀원 하나하나에게 전하는 세밀한 오더까지 말 그대로 게임 전체를 통솔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말을 따라 두세 걸음 앞으로 갔더니 킬이 생겼다’ ‘그냥 궁극기를 쏘라고 해서 쐈는데 킬이 나오더라’ 등의 일화도 있을 정도. 식스맨 체제를 위해 서브 멤버를 추가 확보할 가능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조세형의 영입으로 KT 역시 주전 라인업을 완성했다.
2년간 지켜온 굳건한 3강 체제서 세대 교체를 선택한 ROX가 빠지면서 2017시즌은 SK텔레콤과 KT 2강 체제로 점쳐진다. ‘후니’ 허승훈-‘피넛’ 한왕호-‘페이커’ 이상혁-‘뱅’ 배준식-‘울프’ 이재완. ‘스멥’ 송경호-‘스코어’ 고동빈-‘폰’ 허원석-‘데프트’ 김혁규-‘마타’ 조세형. 로스터를 늘어놓기만 해도 짜릿할 정도의 강력한 라인업이다. 과연 이들이 2017년 한 해 동안 LoL 판에서 어떻게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지, 또 어떤 역대급 명경기를 만들어 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yj0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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