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GG 후보 선정, KBO "기준 변경 검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2.06 13: 58

강민호·박석민·로사리오는 왜 빠졌을까. 
지난 5일 KBO가 발표한 2016시즌 골든글러브 후보 45명에는 당연히 들 것으로 예상된 선수들이 몇몇 빠졌다. 포수 강민호(롯데), 3루수 박석민(NC), 1루수 윌린 로사리오(한화),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LG), 외야수 나성범(NC) 등 주전으로 빼어난 활약을 했던 선수들이 상당수 후보에서부터 제외된 것이다. 
▲ 수비 출전-타율 기준에 미달

골든글러브 후보 선정 기준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포지션 수비 출전과 규정타석 타율, 투수는 평균자책점·승수·세이브를 기준으로 한다. 수비 출전은 정규시즌 경기의 3분의 2이상 출전해야 하는데 144경기 체제에선 96경기 이상을 뛰어야 후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타율이나 평균자책점은 매년 리그와 포지션 평균 성적을 기준으로 잡는다. 올해는 1루수·2루수·3루수·외야수는 3할1푼, 포수는 2할9푼, 유격수는 2할8푼 이상이 기준이다. 타이틀 수상자는 이와 관계없이 포함된다. 
강민호와 로사리오는 수비 출전에 의해 후보에서 탈락한 케이스다. 강민호는 올해 166경기 중 포추 출전은 95경기로 기준에 딱 1경기 모자랐다. 포수 수비이닝은 5위(763⅓)이지만 시즌 막판 무릎 부상으로 마스크를 벗은 게 발목을 잡았다. 로사리오도 127경기 중 1루수로는 72경기를 뛰었다. 시즌 초반에 지명타자로 나오다 7월부터 1루수로 나왔지만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포지션을 자주 옮기는 선수는 불리한 조건이다. 
기준 타율에 미달한 후보 탈락자들도 있었다. 32홈런 104타점 OPS .982로 활약한 박석민은 타율이 3할7리로 3루수 기준 3할1푼에 3리가 모자랐다. 같은 포지션의 히메네스도 26홈런 102타점을 올렸지만, 타율이 3할8리로 기준에 2리 부족했다. 나성범은 더 아깝다. 22홈런 113타점을 기록한 나성범은 타율 3할9리로 외야수 기준 3할1푼에 단 1리 차로 미끄러졌다. 홈런왕을 차지한 최정(SK)도 시즌 타율 2할8푼8리로 타이틀 수상자가 아니었다면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를수 없었다. 
▲ KBO, 후보 기준 변경 검토
KBO 관계자는 이 같은 후보 선정 기준과 관련 "우리도 매년 골든글러브 후보를 선정할 때마다 머리가 아프다"며 "수비 출전, 타율 등을 선정 기준으로 두는 것은 후보를 너무 남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정 선수를 위해 기준을 너무 낮추는 것도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나름 고충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최근 세이버 매트릭스처럼 야구 기록이 세분화되고 발달한 요즘 시대에 타율을 기준으로 삼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KBO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서 내년부터는 후보 선정 기준을 변경할 계획을 갖고 있다. KBO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이렇게 하지만 내년부터 규정타석과 경기수를 채운 선수들을 전부 다 후보로 넣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부터 KBO는 MVP·신인왕 투표에서도 기존 투표방식에서 벗어나 후보를 선정하지 않고 점수제로 변경했다. 규정이닝-타석을 채우거나 부문별 10위 이내 선수는 전부 MVP 후보 대상이었고, 신인상은 신인 자격을 갖춘 선수를 전부 포함했다. 투표 인단의 다양한 선호도를 반영하며 보다 많은 선수들을 평가할 수 있는 선진적인 방식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waw@osen.co.kr
[사진] 강민호-박석민-로사리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