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 사실상 ‘부결’...렌치 총리 사퇴 발표
OSEN 신연재 기자
발행 2016.12.05 10: 08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정치적 운명이 걸린 개헌 국민투표에서 패배하면서 총리직을 내려 놓게 됐다. 영국과 미국을 쓰러트린 ‘포퓰리즘’이 이탈리아까지 강타했다는 평가다.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가 4일(현지시간) 실시됐다. 출구조사 결과는 반대가 54~58%로 찬성 42~46%를 월등히 앞서고 있다. 사전 여론조사 때와 동일한 결과다.
이번 국민투표에 오른 헌법 개정안은 상원의원의 수를 기존의 315명에서 100명으로 줄이고, 상원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투표가 통과되지 못할 경우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던 마테오 렌치 총리(41)는 현지 시간으로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 이탈리아 로마 총리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패배를 시인, 사퇴를 발표했다. 취임 2년 9개월만이다.
이로써 향후 열릴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는 EU탈퇴를 주장하고 있는 제1야당 오성운동을 비롯한 극우정당의 득세 가능성이 높아졌다. EU는 영국 브렉시트에 이어 또 한번의 타격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렌치 총리의 패배가 영국 브렉시트, 미국 대선에 이어 다시 한번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승리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후 예정된 유럽 각국의 선거 역시 포퓰리즘의 바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와 반대로, 같은 날 치러진 오스트리아 대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 녹색당 당수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72)이 ‘유럽판 트럼프’로 불리던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45)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간의 여론조사를 뒤엎는 결과다. 판 데어 벨렌은 선거 전 9번의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 승리했다.
EU를 비롯한 유럽 각국 지도자들은 오스트리아 대선 결과를 두고 ‘포퓰리즘의 패배’라고 칭하며 환영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yj01@osen.co.kr
[사진]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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