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은위’, 억지 성공보다 진정성 있는 한방 기대해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6.12.05 09: 32

은밀하고 위대한 시작이었기 때문에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첫 게스트인 설현과 이적의 몰카는 성공이었지만 내용으로는 분명 아쉬움이 있다. 시끌벅적한 시작을 알렸으니 앞으로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속여야 할 길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지난 4일 오후 처음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은밀하게 위대하게’(이하 은위)는 첫 게스트로 이적과 설현을 초대해 몰래카메라를 성공시켰다. 이적은 가짜 비틀스 링고 스타를 진짜로 알았고 설현은 찜질방에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면서 가짜 타로와 불운한 일들을 끊임없이 겪었다.
이적과 설현의 몰카가 모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설현의 경우에는 말 그대로 운이 없으면 생기는 일이 생겼을 뿐이고 이적의 경우에는 정말 완벽하게 속았나 의심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미 몰래카메라라는 소재는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라면 한 번쯤 시도하는 소재로 불과 2주전 방송된 ‘1박2일’ 김종민 특집에서도 김종민과 제작진이 짜고 멤버들을 속이는 이중 몰카가 시도된 바 있다. 그만큼 익숙한 아이템으로 게스트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많은 경험치가 쌓여왔다. ‘은위’가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오래 방송되기 위해서는 확실한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
‘은위’의 출발을 알리면서 안수영 PD는 몰래카메라를 하면서 이경규 대신 윤종신, 이수근, 김희철, 이국주, 존박을 새 MC로 선택하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은위’는 과거 몰래카메라를 다룬 프로그램들과 달리 관찰 예능적인 측면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위’ 첫 회에서는 25년 전과 9년 전 방송됐던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와 큰 차이점이 없어 보였다. 초대된 손님들은 물론 진행자들과 제작진들까지 어떻게든 몰래카메라를 성공시켜야겠다는 욕심이 엿보였다.
‘은위’ 방송과 동시에 출연자들의 의심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작정하고 속이려다가 실패한다면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위’가 특별해질 수 있는 지점은 진정성이다.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 속에서 몰래카메라 주인공의 인성과 내면을 엿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제작진과 5명의 진행자는 보다 심사숙고를 할 필요가 있다. 과연 ‘은위’가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를 지워내고 신개념 몰래카메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pps2014@osen.co.kr
[사진] '은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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