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아웃 제도에서 중요성이 더 커진 토종 거포들의 스파이크가 불을 뿜고 있다. 이 중 누가 최고의 영예를 차지할지도 흥미롭다. 일단 문성민(30·현대캐피탈), 김학민(33·대한항공), 전광인(25·한국전력), 최홍석(28·우리카드)의 4파전으로 흘러가고 있다.
3라운드가 막 시작된 가운데 이들은 토종 주포 대결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내고 있다. 3일 현재 득점 부문에서 문성민(220점)이 전체 6위이자 국내 선수 1위, 전광인(211점)이 2위(전체 7위), 김학민(200점)이 3위(전체 8위), 최홍석(193점)이 4위(전체 9위)를 달리고 있다. 나란히 줄을 섰다. 이제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생각하면 격차는 그렇게 크지 않은 편이다.
성공률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을 제치고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김학민이 56.63%로 전체 1위, 전광인이 56.41%로 2위, 최홍석이 56.14%로 3위, 문성민이 55.03%로 5위다. 이 정도 차이는 1~2경기 결과로도 충분히 뒤바뀔 수 있다. 박빙의 승부가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이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김학민은 전혀 지치지 않은 기색을 보여주고 있다. 팀 내에서도 여전히 최고 체력을 자랑할 정도다. 활약도 전방위다. 전체 1위인 높은 공격 성공률은 물론 세부 지표도 뛰어나다. 오픈 공격에서 국내 선수 1위(전체 2위), 시간차 전체 1위, 후위 공격 전체 1위, 서브에서도 전체 4위를 기록 중이다. 성공률만 놓고 본다면 외국인까지 전체를 통틀어 김학민만한 선수가 없다.
문성민은 많은 공격 부담에도 불구하고 차분히 팀의 에이스 몫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현대캐피탈은 타 팀과는 달리 외국인 선수를 살림꾼 유형인 톤으로 뽑았다. 문성민의 공격 점유율이 팀에서 가장 높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문성민은 55% 이상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팀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강한 공격도 공격이지만 예전에 비하면 코트를 보는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는 평가로 ‘제2의 전성기’를 예감케 한다.
부상으로 초반 출발이 늦은 송명근(OK저축은행)과 함께 20대 공격수의 축을 이루는 전광인과 최홍석도 경쾌한 움직임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전광인은 최근 들어 가장 좋은 몸 상태로 시즌을 맞이했다. KOVO컵에서 대활약을 펼치며 MVP에 오른 전광인은 정규시즌에서도 바로티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오픈 공격에서 전체 3위, 퀵오픈 전체 6위, 시간차 전체 6위를 기록 중이고 블로킹(세트당 0.5개)도 맹활약이다. 국내 날개 공격수로는 블로킹 1위 기록이다.
역시 부상의 악몽에서 상당 부분 탈출한 최홍석도 심리적인 안정감까지 찾으며 데뷔 후 가장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공격 성공률이 많이 올라갔고 주장으로서 팀원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호평을 받고 있다. 공격 득점은 약간 적지만, 대신 나머지 세 선수에 비해 범실도 적은 편이다. 공격 효율만 놓고 보면 결코 밀리지 않는다. 그간 ‘최고 대열’에는 다소 모자란 감이 있었지만 그런 편견을 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