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 저하에 ‘왕따 논란’까지 휩쓸고 지나간 도로공사가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있다. 어느덧 8연패 수렁에 빠지며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3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20-25, 16-25, 25-27)으로 무너졌다. 첫 3경기를 2승1패로 시작했던 도로공사는 8연패의 깊은 늪에 빠지며 승점 9점(2승9패)에 머물렀다. 포스트시즌 티켓이 주어지는 3위권과의 승점차는 8점으로 벌어졌다.
아직 시즌은 ⅓ 남짓이 지나간 상황으로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경기력 자체가 크게 휘청이고 있다는 점은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날 경기를 포함, 5경기에서 따낸 세트는 5세트에 불과하다. 특히 상위권 팀들과는 현격한 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도로공사는 앞으로 상위권 팀인 흥국생명, IBK기업은행을 연달아 만나야 한다. 앞이 잘 안 보인다.
대체 외국인 선수인 브라이언의 기량이 떨어진다는 점은 확실하다. 때문에 날개 공격이 잘 풀리지 않고 있다. 중앙 공격수들이 분전하고 있지만 2단 공격에서는 한계가 있다. 2일까지 도로공사의 공격 성공률은 35.47%로 리그 최하위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의 비중이 큰 오픈 공격 성공률은 25.41%에 불과하다. 서브(세트당 0.842개), 블로킹(세트당 1.500개) 역시 리그 꼴찌다.
결국 중앙의 공격 옵션과 양 날개의 빠른 공격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3일은 리시브까지 흔들렸다. 특히 2세트는 리시브 라인이 완전히 붕괴되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1세트에서는 그나마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막판 해결 능력에서 현격한 열세를 드러냈고 이런 양상은 3세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잘 쫓아갔으나 해결사가 없었다.
브라이언은 2세트까지 7득점을 올렸으나 공격 성공률은 24%로 낙제점이었다. 고예림이 11점, 최은지가 7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리시브 등 수비에서는 아쉬움을 남길 법한 경기였다. 도로공사는 2세트에서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하고, 3세트 들어 브라이언을 빼고 전새얀을 넣는 등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다해 열세이던 흐름을 돌려놓기는 했다. 하지만 막판 현대건설의 높이를 넘지 못했다. 도로공사만의 특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 또한 뼈아프다.
가뜩이나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의 왕따 논란이 불거지며 팀 분위기도 좋지 않은 도로공사다. 브라이언을 비롯한 선수들은 눈물로 결백을 호소했지만 한 번 만들어진 부정적인 시선이 쉬이 바뀌지 않는다. 여기에 성적까지 바닥을 기고 있다. 노력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자꾸 지는 경기가 계속되면 해명이 될 수가 없는 게 프로다. 도로공사의 위기가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skullboy@osen.co.kr